[인터뷰] "시민에게 조금 더 친절한 미술관 만들겠다"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 관장
새 로고 '부산모카' 정체성 담아
미술관 리모델링 5월 초에 완성
시민 접근 높이는 프로그램 기획
자연·뉴미디어·인간 주제 집중
“부산현대미술관의 새 로고가 너무 잘 나왔습니다. 여러 형태로 변형도 가능해요. 디자인 공모를 통해 선정된 디자인 팀 폼레스 트윈즈와 미술관 스태프들이 함께 발전시켰습니다." 다양하게 활용될 요소가 많아 부산현대미술관의 또 다른 명물이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부산현대미술관 강승완 관장은 만나자마자 새 로고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한다. 로고가 들어간 사탕수수 볼펜과 재생가능한 친환경 비닐까지 한참 설명을 이어간다. 홈쇼핑 쇼호스트가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주변에서 강 관장 머릿속에는 미술관만 있는 사람 같다고 말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덕수궁미술관장 등을 역임한 강 관장은 2022년 6월 부산현대미술관장에 취임했다. 대형 미술관의 경우 몇 년의 긴 호흡으로 움직이는 것을 고려하면, 강 관장의 지난 1년 9개월은 큰 변화를 만들기엔 부족한 시간이다. 그럼에도 전시를 비롯해 미술관 내 외부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로고 변경을 두고도 뒷말이 있었던 걸 알고 있습니다. 문 연 지 몇 년 되지 않았는데 굳이 다시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죠. 하지만 미술관 로고는 미술관의 정체성입니다. 우선 이름부터 ‘모카 부산’이 아니라 ‘부산 모카’로 바꿔 부산이라는 지역성을 강조했죠. 을숙도라는 천혜의 자연환경에 자리 잡은 만큼 환경생태미술관의 특성을 잘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부산현대미술관의 정체성에 대한 긴 고민끝에 나온 결론이다. 멀어도 꼭 찾아오게 하려면 부산현대미술관의 고유성이 두드러져야 한다는 것이다. 힘들게 찾아온 관객에게 전시뿐만 아니라 서비스 시설까지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현재 미술관 리모델링이 진행 중입니다. 아마도 5월 초 정도면 거의 완성이 될 것 같습니다. 미술관 숍도 미술관 운영철학에 맞게 친환경적이고 미술과 관련된 상품들로 구성해 저희가 직접 운영할 예정입니다. 전시실뿐만 아니라 숍에서도 전시를 열 계획인데 좀 가볍고 관객이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 같습니다. 미술관의 모든 편의 시설은 미술관 프로그램과 연계가 되어야 합니다.”
새 단장을 끝낸 미술관 카페가 우선 3월 말쯤 개관하며 5월에는 미술관 숍이 문을 열게 된다. 새롭게 탄생한 부산현대미술관 로고를 활용한 상품들은 새 단장을 끝낸 미술관 숍에서 만날 수 있다. 현재 디자인, 실용성, 친환경을 모두 고려한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친환경 상품을 만드는 업체들과 협의도 진행 중이다.
시설의 변화뿐만 아니라 전시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 역시 확대하고 있다. 미술 전공자들로 부산현대미술관 서포터즈단을 구성했고 이들은 어린이 전시를 비롯해 미술에 대해 전문적인 안내를 하게 된다. 도슨트 프로그램 역시 프리젠테이션 심사를 거쳐 전문적인 해설이 가능한 이들로 선발했다.
“지난해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미술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올해는 젊은 세대에 맞는 SNS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생태 보존지역에 있어 쉽지 않은 문제지만, 미술관 옥상 식당도 올해 안에 구체화시킬 계획입니다. 멀리까지 찾아온 관객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니까요.”
강 관장은 ‘자연’ ‘뉴미디어’ ‘인간’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기술 문명 속에 인간과 환경 문제를 다룬 전시들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무엇보다 강 관장이 가장 강조한 말은 ‘시민에게 좀 더 친절한 미술관을 만들겠다’였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