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을 민주 정명희 후보 동행기] 부산서 세 번째 선거 임하는 구청장 출신 “지역 주민 불만 하늘 찔러”
대파 논란 정부 비판으로 출정식
구청장 시절 인연 봉사단체 방문
복지관 등 동네 곳곳 누비며 인사
아들도 출퇴근 시간 나홀로 유세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부산 북구 화명동 와석교차로 일대가 이른 아침부터 떠들썩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더불어민주당 정명희 북을 후보와 국민의힘 박성훈 북을 후보의 선거 유세차와 선거 운동원들이 약 50m 거리를 두고 유세를 시작했다. 선거구 개편으로 화명1~3동, 금곡동, 만덕1동으로 신설된 ‘북을’ 지역의 대표 번화가인 이곳을 여야 후보 모두 첫 유세지로 택했다.
정 후보는 오전 8시께 ‘정명희의 약속캠프’ 출정식을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두 후보가 같은 공간에서 출정식을 하면서 연설이 길어지자, 상대 후보 측이 시간을 지키라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큰절을 한 후 유세를 시작한 정 후보는 ‘정권 심판론’을 가장 먼저 꺼냈다. 그는 “민생과 경제는 무너지고 평화는 흔들리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파 한 단이 875원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하는데, 그런 인식이 부끄럽고 지역 주민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른다”고 말했다. 이어 “북구청장 시절 60년 숙원사업인 구포 개시장을 정비하고 레인보우브리지를 짓고 원아시아페스티벌을 유치하는 등 북구를 위해 한 일이 너무 많다”며 “윤 정부 국정을 기획한 박성훈 후보 같은 사람에게 북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4년간 주민과 울고 웃은 만큼 북구를 구석구석 잘 아는 저를 뽑아 달라”고 밝혔다.
이어 유세차에서 내린 정 후보는 교차로 횡단보도를 다니면서 일일이 시민들의 손을 맞잡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때마침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면서 후보의 머리와 옷이 흠뻑 젖기도 했다. 한 시민은 “이번 총선은 국정 2년을 심판하는 성격으로 이번 기회에 검찰 독재 정권을 바꾸지 않으면 3년을 더 기다려야 해 이번에는 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정 후보의 첫 공식 방문지는 화명동 장애인 복지시설 ‘평화의 집’이었다. 이날은 남북 주민으로 구성된 ‘남북화합 부산작은나눔봉사단’이 매주 목요일 15년째 조리 봉사하는 날이다. 정 후보가 구청장 시절이었던 2021년 봉사단과 간담회를 가진 것이 인연이 돼 첫 유세지로 선택했다.
이어 정 후보는 와석교차로 인근 과일 가게와 인근 상가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한 직원은 “과일을 구매하면 확실히 찍어주겠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날 정 후보는 바쁜 유세 일정 탓에 점심은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웠다. 이날 화명동에서 시작한 유세는 오후 7시 만덕1동 상가, 오후 8시 화명동 배드민턴 클럽 등 늦게까지 모든 지역구를 훑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 후보에게는 공식 선거운동원 15명 외에도 든든한 지원자가 한 명 더 있다. ‘아들’이라고 적힌 파란색 점퍼를 입고 혼자 유세를 진행 중인 30대 아들이다. 아들인 이 씨는 “어머니가 구청장 당시 얼굴을 못 볼 정도로 열정적으로 일하셨는데 꼭 주민들이 어머니가 북구를 위해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밝혔다.
정 후보는 이번 선거가 세 번째 선거다. 2018년 북구청장으로 당선됐고, 2022년 지방선거에선 낙선한 바 있다. 정 후보는 “다녀보면 주민들이 구청장 시절 사람이 참 좋고 일을 잘했다는 반응이 많다”며 “북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출마해서 낙선한 지역구인데 이번만큼은 이겨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