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외국인 유학생은 미래 이웃… 국내 정주로 이어져야”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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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도 고등직업해외인재유치협의회장

동의과학대 총장으로 초대 회장 맡아
전국 60개 전문대 회원으로 가입
유학생 공동 유치·취업 등 매칭
“기업 구인난 해소·인구 소멸 대응”

김영도 해인협 초대 회장은 “전국 60개 전문대와 함께 한국기술유학 활성화와 지역 정주형 외국인력 양성을 목표로 단단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동의과학대 제공 김영도 해인협 초대 회장은 “전국 60개 전문대와 함께 한국기술유학 활성화와 지역 정주형 외국인력 양성을 목표로 단단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동의과학대 제공

“비수도권이 처한 지역 소멸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저출생으로 인한 청년인구 감소입니다. 위기 해결 방법은 우리 사회에 건전한 일원이 될 우수한 해외 청년을 유치하는 것입니다. 이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 기술 등 직업교육을 제공하고 취업 역량을 강화해 국내 산업인력으로 양성해야 합니다.”

동의과학대 김영도 총장은 최근 고등직업해외인재유치협의회(이하 해인협)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해인협은 지역정주형 예비산업인력 양성을 목표로 직업기술 분야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설립됐다. 전국 60개 전문대 총장과 실무진이 해인협 정회원으로 참여한다. 김 회장의 임기는 1년이며 연임 가능하다.

“4년간 한시적으로 협의회를 운영해 보고 유학생을 받고자 하는 전문대학이 많으면 다음 주기에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전문대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잘 받아들일 수 있게 기반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적입니다.”

현재 전국에는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을 합해 300여 개 대학이 있다.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 유학생은 현재 16만 명에 달한다. 교육부는 오는 2027년까지 유학생 3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인 ‘스터디 코리아 300K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과 연계해 외국인 유학생의 유치, 학업, 취업, 정주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다. 지역의 산업 수요가 반영된 교육과정을 대학과 지역이 함께 기획 운용해 대학을 인재 양성과 사회가치 확산의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취지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지역 대학의 신입생 모집난과 기업 구인난을 동시에 해소하고 해외 우수 인재들의 지역 정착으로 이어져 인구 소멸에 대응하는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다.

김 회장은 “올해 2월 베트남 대학과 유학원에 가보니 임금이 자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한국 취업에 대한 열망이 매우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제는 한국에서 공부만 하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취업해 정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대가 4년제보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업·취업·정주하기에 우위를 가진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취업할 수 있는 분야가 국내 제조업 현장인력인데, 실무 교육은 2년만 받아도 충분합니다. 기업에서 일을 하면서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을 배우려고 하면 전문대의 3~4학년 전공 심화 과정을 택하면 됩니다.”

전국에는 132개 전문대가 있는데, 해인협에는 60개 전문대가 가입해 있다. 전문대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 전략의 편차가 크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해인협은 유학생 공동 유치, 국제교류 전문가 양성, 한국방송통신대와 연계한 고등직업 한국어 교육콘텐츠 공동 개발, 유학생 유치·관리 노하우 공유, 취업 매칭 방법 연구 등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이제는 외국인 유학생을 미래 이웃으로 봐야 할 때다. 졸업 후 본국으로 귀국하는 것이 아닌 국내 지역 정주로 끌어 내야 한다”며 “해인협은 한국기술유학 활성화와 지역 정주형 외국인력 양성을 목표로 단단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부산도 인구 감소가 심각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로 청년 인구 절벽과 산업인력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부산 지역 출생자 수는 2012년 2만 8000명 선에서 2022년 1만 4000명 선으로 10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부산지역 출생자 수는 1만 1900명대이고 올해는 1만 명 대 유지도 위험해 보입니다. 이렇게 인구가 급격히 줄면 부산도 10~20년 뒤 도시 유지가 어렵습니다. 부산시도 현재 1만 3000명 수준인 외국인 유학생을 2028년까지 3만 명으로 늘린다고 합니다.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해 우리 사회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부산시민으로 같이 살아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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