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임기니까 새 슬로건?… 부산 10개 구·군 ‘간판 갈이’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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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9기 출범 맞춰 일제히 교체
수천만 원 비용·행정 혼선 ‘논란’
단체장 재선 동래·금정구도 포함
중구 등 3곳은 7기부터 계속 유지

2일 오후 부산 금정구청 청사 입구에 걸린 민선9기 새 슬로건(위). 같은 날 부산진구청 인근 행정전용 게시대에는 기존 부산진구 슬로건이 보인다. 금정구청·부산진구청 제공 2일 오후 부산 금정구청 청사 입구에 걸린 민선9기 새 슬로건(위). 같은 날 부산진구청 인근 행정전용 게시대에는 기존 부산진구 슬로건이 보인다. 금정구청·부산진구청 제공

지난 1일 민선 9기 출범 이후 부산 지역 곳곳에서 구정 목표·슬로건이 교체되면서 ‘간판 갈이’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자체장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주민들의 낸 세금을 들여 슬로건을 바꾸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반면 행정 혼선을 막고,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슬로건을 유지하는 곳도 있어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2일 부산 16개 구·군에 따르면 민선 9기 출범 이후 구정 목표·슬로건 변경 예정인 지자체는 총 10곳이다. 지난달 치러진 지방선거로 단체장이 교체된 8곳(강서구·기장군·남구·동구·북구·사상구·사하구·영도구)과 기존 구청장이 재선한 금정구·동래구 등 2곳이다.

해당 지자체 10곳은 4년 전인 2022년 민선 8기 당시에도 구정 목표·슬로건을 바꾼 바 있다. 당시 사용된 예산은 총 2억 3800만 원 상당이었다. 이들 지자체가 4년 만에 또 다시 슬로건을 바꾸면서 지자체 내 시설물 교체 등에 집행될 예산은 총 1억 5000만 원이 넘을 전망이다.

슬로건을 변경에 따라 교체해야 하는 지자체 내 시설물은 △구·군청, 동행정복지센터 현판 △부서 사무실과 회의실 포스터 △각종 홍보물 △현수막 게시대 △공용 차량 래핑 △자전거 주차대 등이다. 이를 위해 드는 비용도 적지 않다. 실제 민선 8기 당시 남구와 금정구의 경우, 슬로건 변경에 따른 비용으로 각각 약 5900만 원과 약 5500만 원을 지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장준용 동래구청장과 윤일현 금정구청장은 재선에 성공했지만 슬로건을 변경할 계획이다. 동래구와 금정구는 슬로건 교체에 따른 비용으로 각각 약 2800만 원과 약 1200만 원을 예산으로 책정할 계획이다.

동래구는 구정의 방향을 구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슬로건 교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동래구 이순옥 기획계장은 “슬로건은 단순한 문구 변경이 아니라 구정의 방향성과 미래 비전을 구민들에게 전달하는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선 9기의 새로운 비전과 정책 방향을 효과적으로 담아내고 구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지 검토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정구 최선연 기획팀장은 “민선 9기가 추구하는 고유한 전략과 목표, 구정 운영 철학과 정책 방향을 담은 구정 비전을 공유하고, 그에 발맞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현 구청장은 보궐 선거를 거쳐 취임한 뒤 당시 민선 8기 슬로건을 그대로 사용했다"며 "구청장 연임에도 슬로건을 변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지자체와 반대로 △부산진구 △서구 △연제구 △중구 △해운대구 △수영구 등 6개 지자체는 단체장 재선 이후 기존 슬로건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장 큰 이유는 예산 절감이다. 이와 함께 슬로건 교체에 따른 행정 혼선을 방지하고, 구정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중구청과 서구청, 수영구청은 2018년 민선 7기 당시부터 사용한 구정 목표를 민선 9기에도 변경 없이 이어갈 방침이다.

김영욱 부산진구청장은 “구정의 주인은 구민이며 행정은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보여주기 행정은 내려두고, 구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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