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밀착 필요한 정보계, 지방경찰청 흡수로 혼란 가중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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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지 똑같은데 소속만 변해
회의 위해 1시간 거리 왕복도
광역화로 효율 증대 취지 무색
부산청 “전국적 개편, 개선 예정”

부산경찰청 건물 전경 부산경찰청 건물 전경

경찰이 조직 개편으로 현장 치안을 강화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려 했지만 일선에서는 업무 비효율만 높였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가장 문제로 지적 되는 부분은 정보팀을 일선서에서 부산경찰청으로 흡수시킨 일이 꼽힌다. 업무 특성상 지역 밀착 업무가 많은데 회의를 하느라 왕복 1시간 가까운 시간을 허비해야 하고, 근무지는 그대로인데 소속만 바뀌면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라는 불만도 터져나온다.

2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부산 15개 경찰서 가운데 동부·부산진·연제서 3곳만 정보과가 남고 나머지는 부산경찰청 소속 광역정보팀으로 개편됐다. 광역정보팀은 16개 구·군을 6개 권역으로 나눠 △1팀 연제·동래·금정 △2팀 북·사상·부산진 △3팀 서·중·동 △4팀 사하·강서 △5팀 남·영도 △6팀 해운대·기장을 담당한다. 조직개편 이전 경정급이었던 정보과장이 팀장을, 계장이 부팀장을 맡는다. 사무실도 팀별로 통합해서 운영한다.

경찰 조직 개편으로 정보팀 대부분이 부산경찰청 소속으로 흡수되면서 업무 효율성이 이전보다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무는 각 관할구역에서 하고 회의는 통합 사무실로 이동해야 해 번거로움도 크다.

북부서 직원은 회의 때마다 통합 사무실이 위치한 사상서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동 거리만 10km다. 승용차로 오가도 왕복 40분이 걸린다. 영도서 직원들은 남부서로, 강서서 직원들은 사하서까지 회의하러 이동하는 데 왕복 1시간이 걸린다. 평소라면 지역 밀착형 정보를 취합할 시간을 도로에 허비하는 셈이다.

광역정보팀 소속 한 정보관은 “지역별로 잘 돌아가던 시스템을 굳이 한 곳으로 모아서 몇 km를 오가게 만들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내부 비판이 상당하다”며 “일선에서 정보 활동을 하고 중심서에서 회의를 준비하고 엉뚱한 시간만 소요된다. 부산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직원들은 과거처럼 일선서에서 근무하지만 소속이 부산경찰청으로 바뀌는 바람에 겪는 업무 혼선도 적지 않다. 우선 보고 라인이 2배로 늘었다. 최근 4·10 총선을 앞두고 부산에 전국구 정치인 방문이 끊이질 않아 일도 늘었다. 정치인 방문 때마다 정보팀은 수시로 상황을 확인해 보고해야 한다.

정보팀은 부산경찰청 소속이기 때문에 관할 서장이 아닌 부산경찰청에 보고하면 된다. 하지만 업무를 맡는 일선서 경비과와 소통도 해야 하고, 관할 서장에게도 끊임없이 문의 전화가 와 사실상 같은 일을 두 번 하고 있다.

게다가 1000명 이상 대규모 집회가 발생하면 부산경찰청 소속 정보팀이 지원을 나가는데, 정보과가 그대로 있는 일선서와 광역정보팀 사이 업무가 겹칠 때가 많다. 하지만 서로 집회를 보는 시각이나 해석이 달라 의견 조율을 하느라 진땀을 뺄 때도 있다. 당초 경찰이 조직개편 때 내세운 광역화를 통한 업무 효율성 증대 취지와는 정반대로 흘러가는 셈이다.

정보팀 직원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팀장은 부산경찰청 소속으로 일선서 회의를 참석하지 않아 경찰서 내부 사정에 대해 제대로 알기 힘들다. 부산경찰청 한 광역정보팀장은 “지방청 소속이기 때문에 일선서 간부 회의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부팀장이 회의에 참석하긴 하지만 일선서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지는지 제대로 상황 파악을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조직 개편으로 인해 체계가 바뀌었다. 제도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조금씩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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