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전공의 대표 드디어 만났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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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박단 비대위원장과 첫 면담
의대 증원 관련 요구 사항 경청
큰 진전 없지만 해결 물꼬 기대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 2차, 경제분야 점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 2차, 경제분야 점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과대학 정원 증원 문제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해 의료 공백이 50일 가까이 이어진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의 만남이 4일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이날 만남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했지만 의정 갈등 이후 처음으로 대화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발전적인 협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과 2시간 20분간 만났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날 만남에서 박 위원장은 전공의들의 의견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특히 전공의의 열악한 처우와 근무 여건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고 윤 대통령은 이를 경청했다”며 "윤 대통령은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관해 의료계와 논의 시 전공의들의 입장을 충분히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이 전달한 전공의 요구안은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백지화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병원 전문의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 사고 법적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전공의 대상 부당한 행정명령 전면 철회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이다. 지난 2월 20일 대전협은 ‘정부는 잘못된 정책을 철회하고 비민주적인 탄압을 중단하십시오’라는 제목의 성명에 나온 7가지 요구 사항이다.

이날 면담에 앞서 박 위원장은 내부 공지를 통해 “현 사태는 대통령의 의지로 시작된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만남은 대통령이 나오는 것이라 4월 10일 총선 전에 한 번쯤 전공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해결을 시도해 볼 가치는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또 “총회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최종 결정은 전체 투표로 진행하겠다”며 대전협 차원의 행동을 투표에 부칠 것을 예고했다.

정부와 의료계에서는 이날 만남에서 특별한 진전은 없었지만 극한 대립을 이어오던 양측이 만났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접점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로 마주 앉았다는 것만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첫 만남에서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차분하게 전공의들의 요구를 대통령이 경청했고, 이를 토대로 대화를 좀더 발전적으로 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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