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본투표 같은 사전투표” 부산 사전투표소 연이은 투표 행렬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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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부산 해운대구 재송 1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변은샘 기자 iamsam@ 4·10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부산 해운대구 재송 1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변은샘 기자 iamsam@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일인 5일과 6일 부산 곳곳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5일 오전 수영구 광안3동 행정복지센터 지하 1층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는 아침 일찍부터 시민들이 투표소를 찾았다. 출근 전 들른 회사원부터 배낭을 멘 대학생과 70대 노인까지 다양했다.

회사원 김선하(36) 씨는 출근 전 일찍 투표소를 찾았다. 김 씨는 “미리 느긋하게 투표를 해놓으려고 사전투표소에 왔다”며 “후보들의 공약이 무엇인지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웠지만, 소신이 있어 보이는 후보에게 투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사전투표 행렬은 종일 이어졌다. 점심시간 해운대구 재송 1동 행정복지센터 주차장과 엘리베이터는 4층에 설치된 사전투표소를 가려는 시민들로 만원을 이뤘다.

투표소를 찾은 시민 정진한(73) 씨는 한쪽 다리를 절어 곁에 있던 시민들이 그를 부축해 주기도 했다. 정 씨는 “성인이 된 이후 투표를 빠뜨린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몸이 불편한데 본투표 당일에는 사람들이 많아 붐벼 오래 걸릴까봐 일부러 일찍 왔다”고 말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오던 한 50대 부부는 “투표 날 당일에는 등산을 가려고 사전투표날에 맞춰 나왔다”며 “여야 어디든 한쪽에 쏠리면 안 될 것 같아 균형에 중점을 두고 후보를 찍었다”고 말했다.

열띤 사전투표 열풍에 시민들도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엘리베이터에 자리가 없어 타지 못한 몇몇 시민들은 “사람들이 사전투표에 이렇게 많이 올지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재송 1동 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의 선거 사무 담당 공무원 노 모(60) 씨도 “사전투표가 아닌 본투표같이 투표장이 붐빈다. 지금까지만 해도 몇천 명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4·10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부산 해운대구 재송 1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변은샘 기자 iamsam@ 4·10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부산 해운대구 재송 1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변은샘 기자 iamsam@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이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로 마스크 없는 유권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노 씨는 “코로나19 때는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열도 재느라 일이 많았는데 올해는 여러모로 한층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대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사전투표 행렬에 동참했다. 부산대 재학생 이석재(24) 씨는 “MZ세대 대부분은 정치인들이 우리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불신이 있다”며 “청년들의 목소리에 공감할 수 있는 ‘공감 능력’과 ‘듣는 자세’를 가진 후보에게 투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대학생 전형서(25) 씨는 “기존 정치인들 싸움에 피로감을 느끼는 젊은 세대는 정치적으로 봤을 땐 ‘중립’이라 생각한다”며 “당 색깔보다는 내 삶에 어떤 후보가 실질적 이득이 될지 공약을 보고 투표하려 한다”고 말했다.

사전투표에 대한 높은 관심은 사전투표 이튿날까지 이어졌다. 6일 낮 12시께 수영구 광안3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주민 박 모(34) 씨는 “사전투표인데도 사람들이 많아 놀랐다”며 “수영구 후보들은 마지막까지 이슈가 많아 고민이 많았지만 내 표 하나로도 결과가 좌우될 것 같아 투표를 하기로 했다. 소신껏 투표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나들이 복장으로 투표소를 찾은 주민 이 모(28) 씨는 “친구들과 약속을 가기 전에 투표소를 들렀다”며 “투표를 해놓았으니 이제 마음 편하게 놀러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4·10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투표율은 15.61%로 집계됐다. 사전투표 첫날 기준 역대 총선 가운데 최고치다. 부산의 사전투표 첫날 집계된 투표율은 14.83%로 전국 평균에는 못 미쳤다. 사전투표 이튿날인 6일 오후 2시 기준 부산의 투표율은 23.59%로 집계됐다.

사전투표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사전투표에 참여하려면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하고 사전투표소를 방문해야 한다. 투표소 위치는 선관위 홈페이지(www.nec.go.kr)나 대표전화(☎1390)로 확인할 수 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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