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세 강한 곳에서 높았다… 여야 해석은 ‘제 논 물 대기’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 지역 사전투표율 분석

최종 29.57%로 역대 최고 기록
금정·동·서·남·영도 순으로 높고
진보 유리 관측 기장은 가장 낮아
지난 총선보다 높은 사전투표율
여야 모두 “우리 지지자들 나왔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3일 앞둔 7일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와 송정서핑학교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3일 앞둔 7일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와 송정서핑학교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21대 총선에서 9.83%, 25.5%에 불과하던 부산 사전투표율이 이번엔 29.57%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부산 여야 모두 각자에 유리한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표심 향배는 미지수다.

■보수세 강한 곳 사전투표 열기

그간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이 유리하다고 본 경향성이 있었다. 40대 이하의 사전투표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4·10 총선 부산 사전투표에서는 전통적으로 보수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에서 투표율이 높고 평균 연령이 낮은 곳에서 투표율도 낮았다.

16개 구·군별 사전투표율을 살펴보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곳은 금정구로 32.12%를 기록했다. 금정은 보수 정당의 텃밭으로 소선거구제 도입 후 김진재·김세연 부자에 이어 국민의힘 백종헌 후보가 바통을 받았다. 이어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 고연령층 비율이 높은 동구와 서구가 각각 31.97%, 31.72%로 뒤를 이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의 사전투표 적극 독려 전략이 주효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들 3곳의 평일인 1일 차와 주말인 2일 차 사전투표율을 비교하면, △금정 1일 차 16.42%·2일 차 15.71% △동구 16.90%·15.07% △서구 16.66%·15.06% 등으로 모두 첫 날 투표율이 높았다. 직장을 다니지 않는 60대 이상에서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다만 4위를 기록한 지역이 남구(31.60%)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사전투표율을 노령층 참여라는 한 가지 요인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행정안전부 행정동별 주민등록 인구통계상 남구의 평균 연령은 46.6세(지난달 기준)로 부산 전체 평균인 46.8세보다 적은 지역이다.

하위 3곳에는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사전투표율이 낮았던 기장군, 사하·강서구가 이름을 올렸다. 4년 전 사전투표율 꼴찌(20.15%)였던 기장은 이번에도 26.59%로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최하를 기록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사전투표율 하위 2위를 기록했던 강서구는 이번엔 28.00%로 27.86%를 기록한 사하구를 간신히 따돌렸다.

사하구(47.6세)를 제외하면 기장(43.6세)과 강서(40.4세)는 부산에서 젊은 동네 상위 2곳에 속하는 만큼 일각에선 낮은 사전투표율이 민주당 후보에 다소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기장과 강서 모두 4년 전 총선 때보다 사전투표율이 각각 6.44%포인트(P), 5.52%P씩 높아졌다. 이 지역 젊은 층이 4년 전보다 사전투표에 대거 참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같은 기간 부산 16개 구군 평균 사전투표 증가율은 4.14%P에 불과하다.

■최종 투표율도 역대급?

부산에서의 사전투표율이 역대 총선 가운데 최고를 기록하면서 최종 투표율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역 정가에서는 본 투표에서도 뜨거운 관심이 지속돼 전체 투표율 또한 지난 총선보다 높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2022년 20대 대선에서 전국 사전투표율이 36.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전체 투표율은 77.08%에 그쳐 19대 대선보다 0.15%포인트(P) 낮았던 만큼 최종 투표율은 예측불허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이와는 별개로 부산 여야는 여야 모두 각 당 지지층이 투표장으로 몰려나오며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왔다고 유리하게 해석하고 있다. 부산 민주당은 역대급 사전투표율은 윤석열 정부의 잇딴 실정의 결과물이라면서 정권 심판의 서막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민주당 부산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부산을 위해 마치 무엇이든 다 해줄 것처럼 했던 정부와 여당이지만 윤석열 정권 3년 차에 접어든 현재 성과물은 전혀 없다”며 “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과거와 다른 만큼 냉철하게 심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여기다 국민의힘이 부산 수영에서 보여준 ‘헛발 공천’이 시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부산선대위는 사전투표율이 노령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높게 나타난 점 등을 이유로 과거와 달리 고령층에서도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노골적으로 반대해 온 민주당을 심판하는 기류가 강하게 작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부산선대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우리 쪽에서도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지지층이 과거에 비해 많이 늘어났다”며 “사전투표가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말은 옛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더 이상 지켜보고 있을 수 없는 시민들이 하루라도 빨리 투표장에 나가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