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불출마·현역 물갈이 요란했지만… ‘보수 텃밭’ 흔들 [미래 위한 선택 4·10]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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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본 PK 총선 10장면

22대 총선 레이스가 10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여야가 핵심 승부처로 공을 들여온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당 주류 후퇴, 현역 물갈이 등 공천 파장부터 역대 최고를 기록한 사전투표율까지 유권자 눈길을 끄는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졌다. 〈부산일보〉는 이번 PK 총선 과정에서 펼쳐진 주요 장면 10개를 시간 순으로 뽑았다.


1. 원조 윤핵관 장제원 불출마 선언

국민의힘 원조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지난해 12월 “이제 잠시 멈추려 한다”며 22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다만 이후 ‘김·장 연대’의 또다른 축, 당시 김기현 대표는 총선 불출마 대신 당대표직 사퇴를 택하면서 여권 내 인적 쇄신에 대한 기대감은 차갑게 식었다. 또한 부산·울산·경남 친윤 인사들이 줄줄이 공천을 받으면서 주류 용퇴론은 용두사미에 그쳤다.


2. 부산 방문 이재명 피습·이송 논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월 2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았다가 흉기를 든 괴한에게 피습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이 대표가 서울로 이송되면서 헬기 이용에 대해 특혜 의혹과 지방의료 홀대 논란이 불거졌다. 총선을 앞두고 부산 민주당에 최대 악재로 작용하는 듯 했지만 이 대표가 “부산 시민, 부산 소방과 경찰, 부산대 의료진에 각별한 감사를 전한다”고 하면서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


3. 국민의힘 중진 낙동강 벨트 투입

역대 선거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도 진보세가 강해 보수 정당의 험지로 꼽혀온 ‘낙동강 벨트’. 지난 2월 국민의힘은 22대 총선에서 이들 10개 지역 전원 탈환을 목표로 PK 중진 가운데 중량감 있는 서병수, 김태호, 조해진 의원을 부산 북갑, 경남 양산을, 김해을에 각각 전략공천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들은 당의 요청에 일제히 화답, 지역구를 옮겨 약세에도 불구하고 총력전을 펼쳐 왔다.


4. 부산 국민의힘 현역 물갈이 직격탄

지난 3월 국민의힘 공천 작업이 마무리된 가운데 부산 현역 교체가 절반에 육박, 강도 높은 물갈이가 이뤄졌다. 국민의힘의 경우 현역 14명 가운데 7명(조경태 김도읍 이헌승 정동만 박수영 김미애 백종헌 의원)이 재공천된 반면 나머지 6명(장제원 하태경 전봉민 이주환 안병길 김희곤 의원)은 불출마, 타 지역 출마, 컷오프, 경선 패배로 본선행이 좌절됐다. 서병수 의원은 북갑으로 조정 배치됐다.


5. 야권 단일화 이변… 진보당 약진

지난달 부산 연제와 울산 북에서 야권 단일화 경선을 통해 진보당 후보들이 대거 약진했다. 진보당 노정현 연제 후보는 구청장 출신 더불어민주당 이성문 후보를누르고 본선에 진출했다. 또한 진보당 윤종오 북 후보는 현역인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헌 무소속 의원을 꺾고 범야권 후보가 됐다. 노정현, 윤종오 후보 모두 야권 단일화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선전을 이어갔다.


6. 부산 첫 전체 여론조사 파장

4.10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진행된 최초 부산 18개 전역 대상 〈부산일보〉·부산MBC의 공동 여론조사가 지역 정가에 파장을 일으켰다. 전석 탈환을 예상한 부산 국민의힘은 충격에 빠졌으며, “실제 민심은 다르다”며 낮은 정당 지지율에도 과반 의석 확보를 자신해 온 더불어민주당은 승기를 이어가기 위해 공세 고삐를 바짝 좼다. 여야는 한목소리로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면서도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쏟았다.


7. 수영 여야 낙하산 공천 비판

여야 모두 수영 후보에 무연고자를 낙하산으로 보내면서 22대 총선 레이스 중반 부산이 발칵 뒤집혔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4년 전 총선에서 진보 정당 역대 수영 득표율 중 가장 높은 41%를 기록한 강윤경 변호사 대신 동의대 유동철 교수를 공천했다. 국민의힘도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의 공천을 취소, 정연욱 후보를 내세웠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이 들끓었다.


8. 전현직 대통령 선거 지원 논란

이번 4·10 총선에서는 전현직 대통령이 부산·울산·경남(PK)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관권선거 의혹을 무릅쓰고 사전투표 첫날(지난 5일)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를 찾아 병동 신축에 필요한 7000억 원의 예산을 약속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비슷한 시기 김정숙 여사와 함께 PK 곳곳을 돌며 후보들을 공개적으로 지원 사격해 파장이 일었다.


9. 사전투표율 역대 총선 최고치

지난 6일 22대 국회의원 사전투표율이 역대 총선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부산에서도 기록이 경신됐다. 20·21대 총선에서 9.83%, 25.5%에 불과하던 부산 사전투표율이 이번엔 29.57%로 집계됐다. 부산 유권자 10명 중 3명가량이 사전투표로 투표권을 행사한 것이다. 역대 부산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던 2022년 대통령선거의 34.2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16개 구군 중 금정(32.12%)이 가장 높았다.


10. 유례없는 박빙 대결

부산· 울산·경남(PK) 여야 시도당과 각 선거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22대 총선을 하루 앞두고 부산 10~11곳, 경남 3~10곳, 울산 1~4곳이 개표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경합지역으로 분류된다. 과거 총선에 비해 박빙인 선거구가 급격히 늘어난 것인데, PK 정치 지형이 달라진 것이다. 특히 과거 ‘낙동강 벨트’에 쏠렸던 접전 지역이 확대되면서 향후 선거에서 부울경 표심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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