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비방 문자에 벽보 훼손도… 선거 앞 사건 잇따라
부산 남 박재호 캠프, 수사 의뢰
양산 불법 카메라 설치 2명 구속
창원선 정신질환자 참관 소동도
총선을 하루 앞두고 부산에서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문자 메시지가 전송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앞서 경남에서는 투·개표소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하거나 벽보를 훼손하는 등 선거 공정성과 안정성을 해치는 사례가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재호(부산 남) 후보 선거캠프 측은 9일 오후 3시께 남부경찰서에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죄·후보자비방죄) 혐의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A 씨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 선거캠프에 따르면, A 씨는 박 후보를 모함하는 유튜버의 일방적 주장을 편집해서 문자 메시지로 이를 전송했다.
박 후보 캠프 측은 선거 직전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캠프 측은 해당 문자 메시지를 보낸 휴대전화 번호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문자 메시지는 계속 발송되고 있지만, 정작 휴대전화 번호로 연락하면 전원이 꺼져 있다는 응답만 반복된다는 것이다.
해당 메시지는 남구 주민 여러 명에게 무작위로 전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남구 대연동에 거주하는 주민 B 씨는 “이런 문자가 선거법 위반이 아닌지 궁금하다”며 “선거 막판의 혼탁한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선거 중립 등을 이유로 선거법 위반, 조사 여부 등을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남 양산에서는 이날 투·개표소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50대와 70대가 검찰에 넘겨졌다. 양산경찰서는 양산 지역 투·개표소 6곳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건조물침입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C 씨와 D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 인천 논현경찰서는 주범인 40대 유튜버 E 씨를 같은 혐의로 구속한 바 있다. E 씨는 C, D 씨와 함께 지난달 초부터 양산 행정복지센터와 체육관 등 사전투표 장소로 운영할 것으로 예상되는 41곳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9일 오전 8시께 경남 김해시 율하동 중앙하이츠 아파트 사거리에 게재된 선거 벽보 중 아선거구 시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이혜영 후보의 벽보 일부가 누군가에 의해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발견 당시 해당 벽보의 이 후보 사진 왼쪽 눈 부분이 찢겨 나간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인근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하는 등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지난 5일 경남 창원 한 사전투표소에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30대가 사전투표 참관인으로 배석했다가 가족에 의해 강제로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도 벌어졌다.
이 참관인이 흉기를 소지했을지도 모른다는 가족의 제보 전화가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되면서 경찰관 등이 본인 동의 하에 몸을 수색하기도 했다. 참관인석 등도 확인했지만 흉기 소지 등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고, 이 참관인은 계속 참관 업무를 이어갔다.
하지만 잠시 뒤 이 참관인은 부모의 동의를 받은 한 정신병원 관계자들에 의해 강제로 보호 입원 조치됐다. 구급차 탑승 과정에서 실랑이도 벌어졌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