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맥가이버’ 마을지기사무소 부활 추진한다
노후 주택가 관리사무소 역할
예산 부족에 4년 새 절반 폐쇄
부산시 추경 편성해 지원 예정
예산 부족으로 소멸 위기에 처했던 ‘마을지기사무소’(부산일보 2023년 10월 5일 자 4면 보도)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각 지자체 의견 조사를 바탕으로 마을지기사무소 지원 사업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마을지기사무소 활성화 지원’ 사업을 위해 16개 구·군 의견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현재까지 10개 구가 마을지기사무소 운영을 위한 예산과 신규 설치 지원 등을 시에 요청했다. 마을지기사무소는 노후주택을 동 단위로 상시 관리하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산복도로나 원도심과 같은 노후주택이 밀집한 곳에 위치해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시는 각 구·군 의견 조회를 바탕으로 올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에 마을지기사무소 사업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예산이 편성되면 시는 마을지기사무소 20곳을 선정해 1곳당 최대 3000만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마을지기사무소 1곳당 운영비 총 6000만 원이 투입되는데, 일선 구·군과 시가 절반 정도 부담 비율을 나눈 것이다.
현재 마을지기사무소는 예산 부족으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시는 2015년부터 공·폐가 관리와 지역 인구 유출 등을 방지하기 위해 마을지기사무소 사업을 신설했다. 마을지기와 만물수리사 2명이 상주해 노후주택 소규모 수선과 공구 대여, 무인택배 보관 등 ‘동네 맥가이버’ 역할을 한다. 시비 지원 덕분에 주민들은 재료비와 출장비 5000원 정도만 지출하면 비용을 추가로 낼 필요도 없다.
그러나 마을지기사무소는 개소 3년간 시비 지원 후 관리 운영이 일선 지자체로 전환되는 일몰제 사업이었던 탓에 예산 부담으로 통폐합되거나 폐쇄됐다. 2020년 50개였던 마을지기사무소는 지난 1월 기준 12개 구·군 24곳만 운영 중이다. 절반 이상이 사라진 셈이다. 그동안 취약계층과 복지 사각지대 주민들을 위해 마을지기사무소가 유지돼야 한다는 지역사회 목소리가 높았다.
부산시 자치분권과 관계자는 “각 구·군 의견 조회를 요청해 마을지기사무소 운영을 재개할 생각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본 예산에 편성되지 않아서 1회 추경에 예산을 반영하려고 한다. 시가 모든 예산을 지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예산 분담률을 조정해 필요한 곳에 일부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