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대학 2기, 사립대·연합 '강세' “본대학 지정에 총력”
예비지정 20곳 중 14곳이 사립대
첫 도입된 연합대학 유형 6곳 선정
동아대-동서대, 지역 인재 육성 산학협력단 운영
동명대-신라대, '디지텍 혁신타운' 적극 추진
'통합' 부경대-한국해양대는 아쉽게 탈락
김중수 글로컬대학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컬대학 30 프로젝트 2기 예비지정 대학 20곳이 발표되면서 글로컬대학 최종 선정을 위한 비수도권 대학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예비지정 대학에 포함된 동아대-동서대, 동명대-신라대 역시 차별화된 대학 혁신 방안을 마련해 오는 8월 본지정 대학 선정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사립대·연합대학 ‘강세’
16일 교육부가 발표한 글로컬대학 2기 예비지정 대학 20곳 중에는 사립대가 다수 포함됐다. 예비지정 대학 20곳 중 사립대는 70%인 14곳이 선정됐고, 국립대와 사립대가 함께 신청서를 제출한 곳도 2곳 선정됐다. 국립대는 4곳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진행된 글로컬대학 1기 당시 예비지정 대학 15곳 중 사립대학 7곳에 그친 것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글로컬대학 1기에서는 국립대와 사립대가 각각 8곳, 7곳 예비지정 대학에 포함됐다.
글로컬대학 2기 예비지정 대학에 사립대가 다수 포함된 것은 글로컬대학 1기가 국립대 위주로 진행된 것 아니냐는 사립대들의 강한 반발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글로컬대학 1기 본지정 대학에 선정된 10곳 중 사립대는 3곳(한림대, 울산대, 포항공대)에 그쳤다. 부산 한 사립대학 총장은 “글로컬대학 1기가 국립대 위주로 치러지다 보니 글로컬대학 사업이 ‘국립대 살리기’ 사업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며 “사립대들이 다수 2기 사업에 선정되서 다행이다”고 밝혔다.
동아대와 동서대는 16일 글로컬대학 30 프로젝트 2기 사업 예비지정 대학 20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동아대 부민캠퍼스 전경. 동아대 제공
올해 처음 도입된 ‘연합대학’ 형태의 지원대학이 상당수 예비지정 대학에 포함된 것도 큰 변화다. 예비지정 대학 20곳 중 연합대학 모델을 제출한 대학은 6곳에 달한다. 동아대-동서대, 동명대-동서대도 글로컬대학 1차 당시 ‘단독’ 또는 ‘통합 대학’으로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올해 처음 도입된 연합대학 형태로 신청서를 제출해 예비지정 대학에 포함됐다.
■7월 본지정 대학 평가에 총력
글로컬대학 2기 예비지정 대학에 선정된 대학들은 2 대 1의 경쟁률로 치러질 7월 본지정 대학 평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예비지정 대학에 포함된 만큼 5년간 1000억 원의 지원금을 받고 대학 운영을 위해서는 고삐를 늦출 수 없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동아대와 동서대는 16일 글로컬대학 30 프로젝트 2기 사업 예비지정 대학 20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동서대 전경. 동아대 제공
동아대-동서대는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산학협력단 운영’과 ‘부산 개방형 연합대학 모델 제도화’를 핵심 개혁 방향으로 선정했다. 동아대 이해우 총장은 “지역 사회와 산업계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학생 전공 선택권 확대 등 혁신 전략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구체적인 실행계획서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동서대 장제국 총장은 “부산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다양한 혁신 방안을 마련해 본지정 대학 선정까지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동명대와 신라대는 16일 글로컬대학 30 프로젝트 2기 사업 예비지정 대학 20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동명대와 신라대는 지산학 디지텍 혁신타운 조성을 핵심 과제로 정했다. 동명대 제공
동명대와 신라대는 16일 글로컬대학 30 프로젝트 2기 사업 예비지정 대학 20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동명대와 신라대는 지산학 디지텍 혁신타운 조성을 핵심 과제로 정했다. 신라대 제공
동명대-신라대는 부산의 미래 전략 산업을 견인하는 지산학 캠퍼스 ‘디지텍 혁신타운’ 기반 연합대학을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동명대 전호환 총장은 “도심 속 사립대학 부지를 지자체에 귀속시켜 지자체가 주도하는 창업생태계를 구축, 대학과 도시가 동반성장하는 모델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라대 허남식 총장은 “지산학 일체형 디지텍혁신타운을 성공적으로 조성해 지역혁신을 선도하는 모델로 본 사업에 최종 선정 될 수 있도록 대학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국립부경대와 국립한국해양대는 16일 발표된 글로컬대학 30 프로젝트 2기 예비지정에서 탈락했다. 지난달 5일 열린 부경대와 한국해양대의 글로컬대학 추진 협력 협약식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 대학가에서는 통합 모델을 내세워 글로컬대학에 도전한 부경대-한국해양대의 예비지정 대학 탈락은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경대와 한국해양대는 당초 연합 모델로 글로컬대학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으나, 10일 만에 통합 모델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두 대학 내부 구성원들이 통합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반발해 진통을 겪기도 했다. 부산 한 사립대 총장은 “부산권 대학 중 글로컬대학 선정 1순위로 여겨졌던 부경대-한국해양대의 탈락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동아대-동서대, 동명대-신라대의 본지정 대학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예비지정 대학이 본지정 대학이 될 수 있도록 실행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시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