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과학관 물 건너가나… 서부산 주민만 희망 고문
국비 확보 못 해 건립 지지부진
지역 형평성 고려 과기부 난색
부산시, 부지 확보돼 계속 추진
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가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 추진한 제2 부산과학관 설립이 기약 없이 미뤄질 전망이다. 부산 동서 과학교육 인프라 균형을 위해 야심 차게 사업을 추진했지만, 정작 국비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국립부산과학관에 버금가는 전문과학관 설립을 기대한 서부산권 기대가 꺽일 수도 있다.
22일 부산시에 따르면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내 ‘서부산권 미래산업혁신관’(가칭) 설립을 위한 국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시는 2020년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내 공공용지에 제2 부산과학관인 ‘서부산권 미래산업혁신관 설립’을 추진했다. 기장군에 위치한 국립부산과학관과 함께 서부산권에도 이에 버금가는 국공립 과학관을 설립해 과학 교육 인프라의 동서 균형을 맞추자는 취지였다.
에코델타시티 내 부지 6616㎡, 연면적 9400㎡,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로 오는 2026년 완공이 목표였다. 당시 예상했던 총사업비는 492억 원으로 이 중 사업비 70%를 국비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시비와 지역 기업인의 기부로 마련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서부산권 제2 부산과학관 설립은 사실상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비 확보를 위해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문과학관 건립 사업 공모를 넣어야 하는데 지난해와 올해 관련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서 공모가 올라오지 않았다. 건립 사업 공모가 언제 시작될지 시기도 예상할 수 없다.
지역 형평성 문제도 걸림돌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국 17개 시도 내 1개씩 국공립 과학관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인데, 부산만 갑자기 지역 내 전문과학관을 2개 세울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지자체 자체적으로 전문과학관 설립을 계획하고 공모에 넣을 수 있지만 사실상 부산은 국립부산과학관이 있어 관련 사업 공모에 뽑히기 힘들 것”이라며 “모든 광역지자체에 과학관이 설립되고 나면 재고의 여지는 있겠지만 현재 그런 상태는 아니다”고 말했다.
부산시가 국비 확보 계획도 없이 무리하게 전문과학관 설립 구상부터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는 2026년 준공이 될 것으로 보고 2021년 부산연구원 전문과학관 건립 추진 관련 현안 연구부터 설립을 위한 시민토론회까지 개최했다. 국비 확보를 위해 2021년부터 과기부 주관 부처와 협의를 총 4번이나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 성과가 없었다.
부산시는 여전히 과기부 전문과학관 건립 공모가 나오면 지원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부산시 바이오헬스연구개발과 관계자는 “과기부의 정책과 공모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며 “서부산권 과학관 설립을 위한 부지는 이미 확보돼 있어 공모가 올라오면 지원할 생각이고 협의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