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5번째 취임식, 2030년까지 ‘30년 장기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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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갈등 속 크렘린궁서 취임
미국·EU 대부분 국가 보이콧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71)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취임식을 통해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모스크바의 크렘린궁 대궁전 안드레옙스키 홀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지난 3월 15∼17일 대통령 선거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인 87.28%로 5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2000·2004·2012·2018년을 이어 집권 5기 시대를 연다. 이번 임기는 2030년까지 6년간이다.

푸틴 대통령은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퇴진으로 권한대행을 맡은 1999년 12월 31일부터 총리 시절(2008∼2012년)을 포함해 러시아의 실권을 유지하고 있어 ‘현대판 차르’(황제)로 불린다. 그는 2030년 대선에도 출마할 수 있으며, 6선에 성공할 경우 2036년까지 정권을 연장해 사실상 종신 집권에 나설 수도 있다.

취임식은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차이콥스키 행진곡과 정오를 알리는 크렘린궁 종소리를 배경으로 입장한 뒤 헌법에 오른손을 올려 취임 선서를 하고, 새 임기 포부를 담은 연설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입법·행정·사법부 대표를 비롯해 러시아 영웅 훈장 수훈자, 주요 종교 대표 등도 참석했다. 크렘린궁은 취임식을 국내 행사로 간주해 외국 정상을 초대하지는 않지만, 러시아에 주재하는 모든 공관장을 초대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 이후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이번 선거가 불공정하고 비민주적으로 진행됐다고 비난하고 있어 취임식을 보이콧 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대선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열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대표는 푸틴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대변인도 러시아 주재 대사를 푸틴 대통령 취임식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영국과 독일, 캐나다도 불참 의사를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20개국은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고 7개국은 대표를 보냈다.

그러나 로이터는 이번 취임식 참석 여부를 놓고 서방 국가들이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데 실패했다면서 이는 서방 내에서도 푸틴 대통령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이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성명에서 푸틴을 민주적으로 선출된 합법적인 러시아 대통령으로 인정할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각국에 취임식 불참을 촉구했다.

3년째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 최대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옥중 사망, 14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크로커스 시티홀 테러 등 불안정한 대내외 상황 속에서 취임하는 푸틴 대통령은 새 임기에서 내부 결집 강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대적인 정부 개편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반서방 연대 결속을 추진하는 푸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중국을 택했다. 이달 중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할 예정이고 연내 북한도 방문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북중러 밀착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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