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잃은 문현고가교 철거, 주민 설문조사로 재시동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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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엑스포 유치 실패 영향
연계 도로망 구축 명분 약해져
남구청, 추경 2000만 원 신청
주민 의견 모아 시에 제출 예정

문현고가교. 부산일보DB 문현고가교. 부산일보DB

부산시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계획에서 유력하게 검토한 문현고가교(문현터널~문현캠프) 철거가 엑스포 유치 좌절로 불투명하게 되자 부산 남구청이 “주민 불편이 크고 미관도 해친다며 조속히 철거해야 한다”며 여론 조성에 나섰다.

남구청은 올해 하반기 문현고가교 철거에 대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설문조사는 문현고가교가 지나는 문현동 주민과 그 외 남구 주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남구청 측은 철거 여부에 대한 주민 의견을 조사하기 위한 예산 확보에도 나섰다. 이미 예산 2000만 원은 신청했으며 추경에서 통과되면 곧바로 설문조사에 들어간다.

남구청은 최근 문현고가교 철거에 대한 부산시 기류가 바뀌었다고 판단, 이번 설문조사를 진행하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시는 ‘부산시 도로건설·관리계획(2021~2025년)’에서 문현고가교를 포함한 7개 고가도로에 대한 철거 계획을 검토했다. 이 계획은 부산의 종합적인 도로망 계획으로 2022년 공개됐다.

이 계획에 문현고가교는 부산항 북항 재개발과 2030월드엑스포 연계 도로망 구축 계획과 연계해 2029년까지 철거를 완료하기로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월드엑스포 유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문현고가교 철거 계획도 불투명하게 됐다. 시는 올해 하반기 ‘부산시 도로건설·관리계획(2026~2030년)’ 용역을 추진하는데, 이때 문현고가교에 대한 철거 타당성을 새로운 셈법으로 따져볼 예정이다. 문현고가교 철거의 가장 큰 명분이었던 2030월드엑스포 유치가 물거품으로 돌아가면서 예산 확보 어려움 등의 문제로 철거 시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부산시 도로계획과 관계자는 “세계박람회가 불발하면서 문현고가교 철거 계획을 다시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세계박람회 유치가 실패했다고 철거 계획이 백지화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일정은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현고가교 철거에 먹구름이 끼자 철거를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인 남구청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앞서 2020년 남구청은 시에 문현고가교 철거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문현교차로 일대의 고질적인 매연과 미세먼지, 소음 등 인근 주민들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또한 도시 미관의 개선과 동시에 지역 상권 활성화도 철거 요청의 배경이 됐다.

남구청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주민 의견을 모아 시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남구청 지속가능발전팀 관계자는 “주민들 요구 사항을 모아서 철거 우선순위를 높이는 것을 요청할 것”이라며 “철거와 더불어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해당 결과를 시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부산시 도로건설·관리계획’(2026~2030년) 결과는 2026년 하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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