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괭이 탈출 장치로 고래 혼획 ‘0’… 국제사회 주목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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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과원, 국제포경위원회 참석
고래류 보전 노력 인정 받아

지난 3월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에서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유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에서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유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립수산과학원이 개발한 상괭이 탈출 장치가 실제 고래 혼획을 방지하는 데 효과가 큰 것이 입증돼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수과원은 이달 초 슬로베니아 블레드에서 개최된 제69차 국제포경위원회 과학위원회(이하 과학위)에 국내 대표로 참가했다고 21일 밝혔다. 과학위는 고래류 보존과 관리를 위해 과학적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국제기구로 총 16개의 소위원회가 있다.

이 자리에서 수과원은 여러 소위원회에 참석해 △고래류 자원 평가 및 계군 현황 △혼획 및 비자연 사망 △고래류 혼획 저감 장치 개발 등 고래류 보전을 위한 국내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특히, 인간에 의한 고래류의 사망을 다루는 소위원회인 HIM에서는 수과원이 개발한 상괭이 탈출 장치가 소개됐다. 상괭이 탈출 장치는 그물에 들어온 상괭이가 출구로 탈출할 수 있게 유도하는 장치다. 수과원은 3년 이상 모니터링한 결과, 이 장치를 부착한 안강망 어선에서 상괭이 혼획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상괭이 탈출 장치를 나타낸 그림. 수과원 제공 상괭이 탈출 장치를 나타낸 그림. 수과원 제공

수과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에서 연평균 1100여 마리의 상괭이가 혼획으로 폐사했다. 이중 약 70%인 760여 마리는 안강망 어구에서 혼획됐다.

과학위는 이러한 성과에 대해 고래류의 혼획 저감을 위한 노력이 매우 성공적이며 유사 어구의 혼획을 줄이는 데도 적용이 가능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수과원은 통발과 자망의 해양포유류 혼획 저감을 위해 개발 중인 부표 줄 관련 장치도 발표했다. 해당 장치는 로프의 경직도를 높여 해양포유류의 얽힘을 방지한다. 앞서 미국 등에서 제안한 기존 혼획 저감 장치를 대체할 수 있어 큰 주목을 받았다.

수과원이 발표한 연구 결과는 과학위 최종 보고서에 수록되었으며 한국이 해양포유류 보호 및 관리 분야에서 선진국임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이번 성과는 우리나라가 해양포유류 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국제적으로 알린 계기가 되었다”면서 “앞으로도 해양포유류를 보호하면서도 어업 현장에서 적용이 가능한 다양한 연구 성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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