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고객 여든까지' 은행권 저출산 공략법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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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부산 '꿈이룸 적금' 개편
우대 금리 최고 연 3.9% 제공
'너만 솔로' 적금 2만 좌 완판

BNK부산은행이 지난달 출시한 아기천사적금. BNK부산은행 제공 BNK부산은행이 지난달 출시한 아기천사적금. BNK부산은행 제공

저출산 극복을 위해 은행들이 출산, 결혼 장려 상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다자녀 가정에 우대 금리를 주고 생애 주기 맞춤형 상품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통장을 처음 개통하는 미래 세대를 잡고 국가 문제인 저출산 해결에도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BNK부산은행은 23일 자녀 성장 주기에 맞춰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꿈이룸 적금’을 리뉴얼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꿈이룸 적금 가입 대상은 만 18세 이하 개인이다. 기본 금리 연 3.5%에 우대 금리 0.4%포인트(P)를 더해 최고 연 3.9% 금리를 제공한다. 지난달 부산은행은 저출산에 초점을 맞춰 출산 우대 금리 등 최대 8%P 금리가 제공되는 ‘아기천사적금’을 출시하기도 했다.

또 부산은행은 지난해 7월 은행권 최초로 결혼에 따른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너만 솔로 적금’을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너만 솔로 적금은 가입 기간 중 결혼하면 최대 5%P, 상품 가입자 간 결혼 시 0.5%P 추가 금리를 제공한다. 지난 3월 너만 솔로 적금은 2만 좌가 완판됐고 가입자의 60% 이상이 30대였다.

시중은행 사이에서는 출산에 따른 정부 지원금 유치전이 펼쳐지고 있다. 정부는 출산 가정에 부모 급여, 양육 수당, 아동 수당을 지급하는데 지원금 수령을 위해서는 자녀 명의 통장 개설이 필수적이다.

농협은행의 ‘NH상생+아이행복적금’은 최고 금리가 연 10.1%다. 부모 급여·양육수당·아동수당을 농협은행으로 수령하면 1%P 등 총 7%P까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 ‘아이키움 적금’은 기본 연 2% 금리에 자녀 수에 따라 최대 2%P 우대 금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영아·아동수당 수급자나 임산부라면 2%P를 더 적용한다.

은행의 이 같은 행보에는 ‘잠재 고객 확보’라는 포석이 깔려 있다. 은행 입장에서 영·유아 고객은 수신 금액은 작지만 미래 가치가 매우 높은 고객이다. ‘첫 통장’을 개설한 은행에서 향후 금융 생활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출산에 따른 정부 지원금이 다양해지면서 은행이 고객 유치에 나서는 시점이 과거 취학 연령, 대학생에서 영·유아로 빨라졌다는 분석도 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출산 우대 금리 상품은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미래 고객을 확보하고 사회 문제인 저출산 극복에 은행이 기여하는 상생 금융의 성격이 강하다”며 “향후 인구 감소가 필연적인 상황에서 ‘첫 통장’ 유치는 은행이 어떤 미래 사업보다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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