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배달 라이더, ‘배민1’ 요금제 반발
한집·알뜰배달, 배민배달로 통합
주문 건당 6.8% 중개수수료 부담
21일 하루 주문 안 받고 집회 열어
자영업 점주들과 배달 라이더들이 ‘배달의민족’ 요금제에 반발하며 전국적인 보이콧에 나섰다. 이들은 배민이 소상공인과 배달 라이더들을 상대로 갑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영업자 300여 명은 지난 21일 하루 동안 ‘배민1’을 통한 주문을 받지 않았다. 배달 노동자들도 이날 배민 앱을 끄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후 1시 동래구 온천동 동래B마트에서 선전전을 벌였다.
배민은 최근 자체 배달(한집·알뜰배달)을 배민1플러스(배민배달)로 통합했다. 이에 따라 배민 앱에 접속하면 ‘배민배달’과 ‘가게배달’ 카테고리를 볼 수 있다. ‘배민배달’은 점주로부터 주문 건당 6.8%를 받는 정률제 상품 ‘배민1’을 이용한다. ‘가게배달’은 깃발 하나당 월 8만 원의 요금을 받는 정액제 상품 ‘울트라콜’ 이용이 가능하다. 깃발은 장사를 하는 동네의 특정 반경(1.5~3km) 내에서 배달앱에 광고를 노출시킬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점주 입장에선 부담이 적은 울트라콜을 사용하고 싶어도 배민1을 사용하지 않으면 앱에서 노출이 어려워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이용하는 처지다. 배민1을 이용해야 적정 매출이 나오지만 주문 건당 6.8%라는 중개수수료가 큰 부담이다. 부산진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윤권수(57) 씨는 “요즘 배민1을 통해 2만 원짜리 치킨을 팔면 중개수수료 1360원에 배달비 3300원을 부담해야 하는데 여기에 부가세까지 더해지면 5000원이 빠져나간다”며 “월매출 2500만 원 중 25%를 배민이 떼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배민 측은 “가게배달, 배민배달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적용해 업주와 고객에게 선택권을 주고 있으며, 업주 또한 매장 특성에 따라 당사 상품을 선택하고, 자유롭게 가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배민이 신규 입점 소상공인들에게 포장 주문 상품에 대한 ‘포장 수수료’까지 부과하기로 하며 점주 불만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포장 중개 수수료율은 6.8%로 알려졌다.
배민 라이더들은 수입 감소를 호소하고 있다. 이상진 라이더유니온 부산준비위원장은 “배민은 지난달 30일부터 구간 배달을 도입하면서 배달 기본료를 3000원에서 2200원으로 약 30% 낮췄다”며 “배민이 근무 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배달의민족은 음식 배달 업계 1위 기업으로 지난해 7000억 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리며 2년 연속 대규모 흑자를 냈다. 독일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의민족 인수 이후 처음으로 4000억 원 넘는 배당금을 가져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