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 “결혼하면 2000만 원, 전세금도 쏜다” 파격 지원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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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에 '만남의 날' 행사 예산 반영
커플 매칭 때 1인 당 50만 원 지급

부산 사하구청 전경. 부산일보 DB 부산 사하구청 전경. 부산일보 DB

저출생·고령화로 인구절벽에 내몰린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지방 소멸위기를 막고자 안간힘을 쏟는다. 부산 사하구 주최 행사에서 결혼 성사 시 결혼 축하금은 물론 전세금까지 지원하기로 해 관심이 쏠린다.

부산 사하구는 올해 10월 ‘미혼 내·외국인 남녀 만남의 날’(가칭) 행사 예산을 2024년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에 반영했다고 24일 밝혔다. 예산안은 지난 17일 구의회를 통과했다.

대상자는 주민등록지 또는 근무지가 사하구인 1981~2001년생이다. 사하구는 서류심사를 통해 참가자를 선발하고, 면접에서 성향을 미리 파악해 커플 매칭 확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사하구는 참가자들에게 데이트부터 상견례, 결혼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파격적인 내용을 제시했다. 우선 커플로 매칭되면 1인당 50만 원씩 총 커플당 100만 원의 용돈을 지급한다. 상견례 시 1인당 100만 원, 결혼을 하게 되면 축하금 2000만 원을 준다. 결혼해서 전셋집을 구할 경우 전세보증금 3000만 원 또는 월세 80만 원(최장 5년)도 지원하기로 했다.

사하구 관계자는 “올해 10월 시범적으로 행사를 진행해 보고, 내년부터는 외국인까지 대상을 늘려 월 1회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사하구는 부산에서 결혼이주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2000명가량의 외국인 유학생·근로자와 1600명의 다문화가족이 거주 중이다.

이갑준 사하구청장은 “이번 사업은 향후 다문화 지역공동체 형성 통해 출산율 하락에 따른 인구절벽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며 “지역소멸 인구소멸이 가시화하는 만큼 의지를 갖고 이번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하구가 주도하는 이 사업이 실질적인 출산율 증가로 연결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통계청이 발간한 2022년 다문화 인구동태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 출생은 1만 2526명으로, 2012년 2만 2908명 대비 45%나 급감했다. 통계청은 다문화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32.4세)도 점점 높아지는 등 다문화 가정도 내국인 가정의 저출생 분위기를 따라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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