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물' 면봉으로 닦으면 안 됩니다 [궁물받는다]
바야흐로 물의 계절 여름입니다. 하늘에선 비가 주룩주룩 흐르고, 습하고 더운 날씨에 몸에서는 땀이 비오듯 흐릅니다. 맑은 날이면 계곡이나 수영장으로 놀러 가고 싶어지는데요. 시원한 물놀이를 하다 의도치 않게 귀에 물이 들어가 먹먹해지는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시죠? 하지만 이 물을 면봉으로 닦아내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합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소속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최수정 교수에 문의해봤습니다.
- 귀에 면봉을 사용하면 안 되는 이유는
귀 청소를 위해 면봉을 사용하게 되면 면봉으로 인해 귀에 상처가 나거나 고막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멸균되지 않은 면봉은 그 자체로 감염을 일으키거나 귓구멍의 피부 장벽을 손상시키고 외이도염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면봉의 솜이 귓속에 남아 병원을 찾기도 한다.
- 면봉 사용이 안 된다면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귓구멍의 안쪽은 고막으로 막혀있기 때문에 밖에서 들어간 물이 귓구멍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귀 내부가 젖은 상태에서 기구를 사용한다면 피부에 상처가 생기기 더 쉽기 때문에 차가운 선풍기나 드라이기 바람 등으로 귀를 말리는 것이 좋다. 오랫동안 귀에 물이 고인 느낌이 든다면 해당하는 귀를 바닥에 닿게 누워있는 자세로 귀에서 자연스럽게 물이 흘러나오도록 시도해 볼 수 있다.
- 이른바 '젖은 귀지'는 어떡하나
젖은 귀지는 귀 피부의 피지 분비샘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인해 생긴다. 우리나라 사람은 대부분 마른 귀지로, 5% 미만의 사람들이 젖은 귀지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젖은 귀지는 마른 귀지와 달리 자연스럽게 귀 밖으로 배출이 잘 되지 않지만 이를 제거하기 위해 귀이개나 면봉을 사용하는 경우 오히려 귀지를 귀 안쪽으로 밀어 넣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귀에 상처나 외이도염이 발생하는 경우도 흔하므로 이비인후과에 방문해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 가끔씩 귀에서 소리가 들린다
귀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난다면 고막 근처의 귀지가 움직이면서 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전자파 같은 ‘삐’ 소리의 원인은 다양한데, 큰 소리에 노출이 되거나 귀지나 이물로 인해 귀가 막히거나 이독성 약의 사용, 난청으로 인한 것일 수 있다. 또 턱관절 장애, 편두통, 빈혈, 당뇨, 혈관계 질환도 이와 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일시적으로 수 초간 났다가 금방 사라지는 경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삐’ 소리가 수 시간, 수 일 이상 지속되거나 어지럼증이나 난청 등의 다른 증상도 동반된다면 이비인후과를 내원해야 한다.
- 이어폰을 끼면 귓구멍이 간지러운데
귓속형(커널형) 이어폰의 경우 자주 사용할 경우 귓구멍의 피부에 자극을 주거나 상처를 내서 귀를 간지럽게 만들 수 있다. 또 귀지의 자연 배출을 막고 귓구멍을 습하게 만들어 외이도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귀가 지속적으로 간지럽다면 균이나 곰팡이의 감염으로 인해 외이도염이 발생한 것일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