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참사 재발 막자” 부산서 소방훈련
이차전지 업체 (주)금양서 진행
“초기 진화보다 대피가 우선”
37곳 대상 화재 안전 조사 예정
“배터리 공장에서 불이 났습니다. 유독 가스로 다수의 인명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27일 오후 2시 부산 최대 규모 이차전지 제조업체인 사상구 (주)금양 공장에서 119로 직원 전화가 걸려 왔다. 화재 초기 진압은 실패한 상황. 공장 내부에서는 공장 직원들이 대피를 위해 밖으로 뛰쳐나왔다. 2분 후 물탱크와 펌프 차량 등 차량 14대가 잇달아 공장 안으로 들어왔다. 특수차량들이 일제히 화재가 난 공장 B동으로 차체를 돌려 물줄기를 쏘아 올렸다.
23명이 숨진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사고를 계기로 부산에서도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한 소방 훈련이 열렸다. 이날 훈련은 배터리 내부 셀 손상으로 인한 화재가 초기 진압에 실패한 상황을 가정하고, 근로자들의 상황 전파와 피난 훈련, 공장 진입로 확인과 제조 공정 파악, 화재 초기 특수 소방차량 배치 공간 확보와 화재 진압 훈련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훈련에는 해운대구, 강서구, 사하구, 북구 등 부산 각 지자체에서 동원한 고성능 펌프차 3대, 물탱크 4대, 고성능 화학차 2대, 굴절사다리차 1대 등 총 14대의 특수 장비가 투입됐다. 예석민 부산소방재난본부 방호조사과 전술훈련조정관은 “실제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응 1단계’ 이상이 발령되면, 본부 차원에서 총력 대응을 하기 때문에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장비가 동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훈련은 초기 진압 실패를 전제로 이뤄졌다. 예 조정관은 “배터리 화재 특성이 순식간에 불이 붙기 때문에 초기 소화는 시도를 안 하는 것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며 “대피 시 한 쪽이 막혀도 다른 쪽으로 피난할 수 있는 양 방향 피난로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피난로 주변에는 피난에 지장을 주는 적치물 등을 쌓아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산소방본부는 배터리 화재가 대형 화재로 발전했을 시 다량 방수를 통한 냉각소화가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동원된 고성능 펌프차 등은 3000~5000L를 보유한 일반 소방차에 비해 1만L를 보유해 집중적으로 물을 쏟아낼 수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해당 업체를 대상으로 긴급 화재 안전 조사도 실시했다. 이날 점검을 시작으로 내달 12일까지 부산 지역 1·2차 전지 제조시설 37개 곳에 대해서도 화재 안전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