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만큼 다양한 청중 개발 중요” [세계 공연예술 도시를 가다]
몽펠리에 오페라극장 발레리 슈발리에 총감독
“부산 연극인 중엔 트렌디한 연출가가 안 계실까요? 아방가르드한 분으로 찾고 있어요. 자기 철학이 있고, 사회 이슈를 다룰 줄 아는 그런 진보적인 사람으로요.”
프랑스 남부 도시 몽펠리에의 ‘옥시타니 국립오페라오케스트라극장’(이하 몽펠리에 오페라극장) 발레리 슈발리에(사진) 총감독은 한국 연출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부임 10년째를 맞는 그는 극장장 겸 예술감독으로 일하면서 해낸 가장 큰 성과 가운데 하나가 ‘좋은 예술가’를 발굴한 점이라고 했다. 그는 오페라극장을 포함해 총 4개의 극장을 운영 중이다.
좋은 예술가를 발굴한다는 것은 직접 제작하는 작품에도 투입하지만, ‘레지던시 제도’를 통한 배출이기도 하다. 그는 3~4년씩 장기 레지던시를 도입했다. 예술가들이 몽펠리에에 머물면서 창작 작업을 하게 만들었다. 음악뿐 아니라 미술,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울렀다. 그가 발굴한 사람 중에는 ‘세계적인’ 예술가로 성장한 이들도 꽤 된다.
그다음으로 그가 내세운 성과는 다양한 청중 개발이다. 부임 당시만 해도 극장에 가면 노인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지금은 어린 학생뿐 아니라 청년, 장애가 있는 분들까지 한층 다양해졌다.
슈발리에는 “최근 프랑스에선 디지털과 테크닉 분야 중심으로 파리가 아닌 마르세유나 몽펠리에 같은 도시에 자리 잡기를 원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며 “이는 파리보다 정주 비용이 높지 않아 상대적으로 몽펠리에에서 삶의 질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슈발리에는 “부산도 어느 정도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다면, 그다음은 정책과 전략으로 승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의 특징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슈발리에의 마지막 질문이 아팠다. “그런데 그 부산콘서트홀에는 어떤 예술단체가 상주하나요?” 내년 봄 시범 운영을 거쳐 6월 중순께 개관 공연을 치를 예정이지만, 상주단체 운영 계획은 들리지 않는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