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이 휩쓴 극장가…한국 영화에 ‘불안이’ 찾아왔다
영진위 ‘한국 영화 산업 결산’
극장 매출 70%가 외국 영화
관객 수 600만 명 가량 줄어
‘인사이드 아웃 2’를 앞세운 해외 영화의 선전에 한국 영화 부진이 겹쳐 지난달 한국 영화를 관람한 관객 수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 역할을 하는 한국 영화의 부재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외국 영화의 매출액은 전체 극장 매출액 중 70%에 육박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6월 한국 영화 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2’는 지난달 말까지 매출액 543억 원, 관객 수 564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개봉 4주 차에 접어든 7월에 들어서도 누적 관람객 수 703만 명(지난 9일 기준)을 돌파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보여주는 모습이다. ‘인사이드 아웃 2’의 선전 덕에 지난달 외국 영화 매출액은 760억 원을 기록해 팬데믹 이전인 2017~2019년 6월 외국 영화 매출액 평균(904억 원)의 84.1%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한국 영화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달 한국 영화의 매출액은 32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12억 원(65.2%) 감소했다. 지난달 한국 영화 관객 수는 346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96만 명(63.3%) 감소했다. 지난 한 달간 관객 1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한국 영화는 김성한 감독의 ‘하이재킹’이 유일했다. 지난달 5일 개봉한 ‘원더랜드’는 관객수 62만 명을 기록했고, 지난 5월 개봉한 ‘그녀가 죽었다’는 지난 한 달간 39만 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지난달 26일 개봉한 ‘핸섬가이즈’는 5일간 46만 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아 비교적 선전했다.
‘인사이드 아웃 2’,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등 외국 작품의 흥행과 한국 영화의 부진이 맞물려, 지난달 극장 매출액 중 70%가량은 외국 영화에서 발생했다. 국내 영화의 매출액 점유율은 30.1%로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외국 영화에 역전당했다.
영진위는 한국 영화의 부진에 대해 관객을 극장으로 이끄는 흥행 시리즈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2022년과 지난해의 경우 ‘범죄도시2’와 ‘범죄도시3’가 5월 중순 이후 개봉해 6월까지 관객의 발길을 끌었지만, 올해의 경우 ‘범죄도시4’가 지난 4월 개봉하면서 범죄도시 이후 ‘허리’ 역할을 하는 작품이 없었다는 의견이다. 영진위 측은 “‘파묘’와 ‘범죄도시 4’를 제외하면 상반기 상영작 중 매출액 200억 원, 관객 수 200만 명을 넘긴 한국영화가 없어 흥행 양극화 심화 현상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배우 손석구가 주연한 단편 영화 ‘밤낚시’가 깜짝 흥행에 성공하는 등 극장가의 변화가 발견되기도 했다. 1000원으로 10분간 영화를 감상하는 영화 ‘밤낚시’는 지난달 14일 개봉해 지난 9일 기준 매출액 4845만 원, 관객 수 4만 4102명을 기록해 흥행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