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부터 우화까지… 부산 무대, 이야기 보따리가 풀린다
‘우리 집…’ ‘집을…’ ‘새 허생…’
3색 매력 연극, 부산 관객 만나
참신함 내세운 연극 재미 ‘쏠쏠’
고양이와 강아지의 ‘공생’ 이야기부터 조선시대 ‘허생전’을 소재로 한 연극까지 다양함을 무기로 내세운 부산 연극이 관객과 만난다.
극단 어니언킹은 오는 20일까지 부산 남구 공간소극장에서 연극 ‘우리 집 뜨락에는’을 무대에 올린다고 16일 밝혔다. ‘우리 집 뜨락에는’은 해변을 낀 어느 도시의 산기슭에서 마주친 겁쟁이 개와 고양이 이야기다. 개는 고양이가 자신의 영역에 침범하는 것을 경계하고 고양이를 쫓아내려 한다. 고양이는 개와 함께 지내고 싶어 하고, 고양이를 떼어내려는 개와 고양이가 서로 다툼을 벌이다 더 큰 문제와 마주한다는 내용의 연극이다. 2021년 부산연극제에서 우수연극상을 받은 최현정 배우와 지난해 대전연극제에서 우수연기상을 받은 정이형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한다. 지난 12일 시작된 공연은 “연기 잘하는 두 배우의 환상적인 티키타카를 볼 수 있고,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호흡이 큰 볼거리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대사가 인상 깊다”는 호평을 받는 중이다. 전상배 연출은 “우리에게는 불안함 속에서도 희망을 떠올리며 어떻게든 버텨 내려는 의식이 있다”며 “숨어들어야만 했던 공간에서 희망을 꿈꾸는 인물들의 이야기”라고 공연을 소개했다.
극단 동그라미그리기는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동구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집을 떠나며’ 공연을 펼친다. 연극 ‘집을 떠나며’는 월남전, IMF 등의 사회 문제로 불행에 빠진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시대의 비극으로 인해 골방에 틀어박혀 사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떠나버린 엄마 등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다룬다. 경남도립극단 예술감독, 서울연극협회 회장 등을 거쳐 포항시립연극단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인 박장렬 연출가가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박 연출가는 이 작품을 ‘블랙 리얼리즘’ 장르라고 소개했다. 2015년 일본 도쿄 타이니 아리스 페스티벌에서 처음 선보인 이번 작품은, 지난해 부산 공연을 진행한 뒤 올해 ‘앵콜공연’으로 다시 돌아왔다.
연제구 효로인디아트홀에서는 오는 20일까지 극단 새벽의 ‘새 허생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올해 40주년을 맞은 극단 새벽의 대표적인 레퍼토리 작품인 ‘새 허생 이야기’는 1987년 처음 선보인 후 꾸준한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의 소설 <허생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돈이 세상을 움직이는 자본만능주의 사회를 풍자한다. 연기와 춤을 곁들인 연희극 성격의 공연으로, “1987년에 만들어졌다는 게 믿기 어려울 정도로 오늘의 이야기 같다”는 평가를 받는 등 시대상을 잘 반영한 작품이다.
‘우리 집 뜨락에는’ 공연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에 진행된다. 티켓 가격은 3만 원으로 인터파크티켓 등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집을 떠나며’는 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 오후 3시에 공연이 열린다. 티켓 가격은 1만 원으로 온라인을 통해 예매가능하다. ‘새 허생 이야기’ 공연은 목~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에 만날 수 있다. 티켓 가격은 3만 원으로 나눔티켓 홈페이지 등에서 예매하면 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