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관문’ 부산역, 비워서 미관 살린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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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비우기 시범사업지로 선정
난삽한 시설물 철거·정비 재단장
시, 간판 디자인 개선사업도 추진

부산 동구 부산역 앞 중앙로 일대. 부산일보DB 부산 동구 부산역 앞 중앙로 일대. 부산일보DB

공공디자인 혁신을 통해 매력적인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을 조성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운 부산시가 부산역 일원에 ‘비움의 미학’이 살아 있는 도시 디자인을 적용한다. 국내외 여행객이 부산을 처음 만나는 주요 관문 중 하나인 만큼, 난삽한 인상을 주는 각종 공공 시설물을 대대적으로 철거하거나 정비해 정돈되고 깔끔한 경관 이미지로 재단장하겠다는 취지다.

부산시는 올해 처음 추진하는 ‘도시 비우기 시범사업’ 대상지로 부산역 일원을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도시 비우기 사업은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시민 통행에 지장을 주는 보도나 차도 위 각종 공공 시설물을 정비함으로써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경관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는 지난해 9월 발표한 ‘2030 부산 건축·도시디자인 혁신 방안’에 따라 시범사업지 1곳에 투입할 사업비 15억 원을 확보했다. 시는 부산역 일원(동구), 구평동·괴정4동(사하구), 유엔로·수영로·유엔평화로(남구), 덕천교차로(북구) 등 4곳을 후보지로 놓고 유관 기관 관계자와 디자인·도시건축 전문가들이 참여한 선정협의회 심의를 거친 끝에 부산역 일원을 시범사업지로 최종 선정했다.

시는 연말까지 부산역 일원 보·차도 1km와 교차로 주변 반경 300m 일대의 각종 표지판과 펜스, 지주, 분전함 등 도시미관 저해 공공 시설물을 정비한다. 불필요하거나 기능을 상실한 시설물은 철거하고, 유사 기능 시설물은 통합하는 한편, 노후하거나 훼손된 시설물은 깔끔하게 보수할 예정이다.

또 일체감 있고 조화로운 경관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 부산역 일원에 신규 시설물을 설치할 때는 실무협의회의 사전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시는 시범사업 효과를 면밀히 분석한 뒤 단계적으로 다른 지역까지 확대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시 김광회 미래혁신부시장은 “이번 사업은 미래디자인본부 출범 후 처음으로 직접 시행하는 사업으로, 글로벌 디자인 도시 부산의 가치가 전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시내 2∼3개 지역을 선정해 ‘간판 디자인 개선사업’도 추진한다. 이 사업은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노후·원색 간판을 교체해 도시경관을 아름답게 조성하고 부산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시는 다음 달 23일까지 구·군별로 후보지를 추천받고, 오는 9월 옥외광고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대상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대상지로 선정되면 오는 10월부터 총사업비 10억 원을 들여 간판 디자인 개발, 간판 제작·설치, 건물 외벽 정비, 전문가 자문 등을 지원한다. 사업 완료 후에도 정비 시범구역으로 지정해 간판이 새로 설치되거나 교체될 때 디자인 통일성을 유지하도록 자문할 예정이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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