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 대선 바이든 사퇴, 모든 가능성에 면밀히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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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 도전 포기, 해리스 부통령 지지
'트럼프 리스크' 대응 체계 마련하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해리 리드 국제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 오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해리 리드 국제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 오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했지만 고령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21일(현지시간) 대선 후보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과반 대의원을 확보해 당의 공식적인 후보 선출 절차만을 남겨 놓은 상태에서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특히 현직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는 1968년 베트남전 여파로 불출마를 선언한 린든 존슨 대통령 이후 56년 만이다. 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되는 전당대회를 불과 한 달, 11월 5일 대선을 107일 앞둔 시점에서 자진 중도 하차를 선택했다. 이로써 미국 대선 대결 구도는 급변하게 되었고, 변동성도 그만큼 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나의 의도였지만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의 의무를 다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가장 큰 이익이 된다고 믿는다”며 대선 후보에서 사퇴했다. 지난달 27일 TV토론에서 고령 리스크가 드러난 이후 줄곧 사퇴 요구를 받아온 바이든은 이날 재선 도전을 공식 포기하고 해리스 부통령을 당 대선 후보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된 해리스 부통령이 현재로서는 ‘대타 1순위’로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해리스 경쟁자로 미셸 오바마 등이 거론되고 있어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 전당대회를 코앞에 둔 민주당은 대선 후보 교체로 시계 제로 상황에 놓였다.

해리스를 비롯해 현재 거론되는 민주당 후보군을 보면, 누가 도널드 트럼프와 대결해도 고령·건강 문제는 오히려 공화당에 불리한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민주당 후보 교체는 인물과 쟁점, 지지층에서 새로운 대결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변수에도 불구하고 피격 사건 이후 트럼프 대세론이 형성되고 있어 바이든의 결단이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현재로서는 트럼프 후보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여하튼 대선 구도의 급변은 미국의 정치적 지형을 흔들어 놓을 수 있으며, 이는 차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연히 우리에게도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대응 상황에 따라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의 대세론이 강화될 수도, 위협받을 수도 있다. 우리의 경우 미 대선 결과가 한반도 정세와 북미 관계, 경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안보 동맹이자 경제 우방인 미국의 정책 기조 변화가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섣부르게 예단하기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면밀히 대비해야 한다. 외교·안보·경제 등 각 분야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우리에게 불리한 요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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