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리스크 극복 못 하고 결국 굿바이든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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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 기록
지난달 TV 토론 후 사퇴 압력
남은 6개월 임기 레임덕 불가피

고개 숙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고개 숙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정치가로서의 오랜 삶 속에서 좌절과 재기를 반복해 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결국 나이의 한계에 부딪혀 좌절했다. 6개월가량 남은 임기 기간 레임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변호사로 활동하던 바이든 대통령은 1970년 델라웨어주 뉴캐슬 카운티 의원으로 처음 정계에 입문했다. 2년 뒤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 의원에 도전, 공화당 현역을 꺾고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29세로 미국 역사상 5번째로 젊은 나이에 당선된 것이자 미국 현대 정치사에서는 최연소 기록이었다. 이후 내리 6선을 기록하며 36년간 상원 의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돼 오바마 정권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낸 그는 2020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누르고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취임 당시 78세로 이미 미 역사상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란 기록을 남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1월까지만 해도 당내에선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어 무난히 재선 가도에 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말실수가 잦아지거나 허공을 한동안 바라보는 등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기 시작했으며 지난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TV토론을 거치며 사퇴 불가피론에 불이 붙었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결심을 바꾸지 않겠다”며 대선 완주 의사를 강하게 밝혀 왔으며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으로 사퇴 압박이 잠시 주춤해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표가 악화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고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지금껏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 도전을 지지했던 민주당 지도부까지 자진 사퇴를 권유하고 나서면서 백기를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레이스 중도 하차로 레임덕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1월까지로 예정된 임기를 끝까지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세계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이 같은 진단을 쏟아냈다.

우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우크라이나 지원 등의 외교 안건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린든 B. 존슨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다. 1968년 린든 존슨 당시 대통령은 미국에서 베트남전 반대 기류가 확산하면서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고 경선 경쟁 후보와의 표차도 적게 나타나자 재선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이후 존슨 전 대통령은 출마 선언 당시 대통령직이 국내 정치의 ‘당파적 분열’에 더럽혀져는 안된다고 강조했으며 이후 남은 임기 동안 베트남 전쟁 상황을 해결하려는 데에 집중했다.

뉴욕타임스도 바이든 대통령이‘레임덕 대통령’이 되었지만 남은 임기를 국내 정책에서 거둔 성과를 공고히 하고 유럽과 중동 전쟁을 관리하는 데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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