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곡 계곡물 동천 흘려 보내 ‘똥천’ 오명 악취 오염원 막는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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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동천 수질개선 사업 시작
오염 방지 위해 오수 분리벽 설치
깨끗한 부전천 계곡수 유입하기로
내년 6월까지 예산 41억 원 투입

매년 악취 문제가 반복되는 동천의 수질 개선을 위해 부산시가 부전천 내 하천 구조물에 1.7km의 오·우수 분리벽을 설치한다. 성지곡 수원지에서 부전천을 거쳐 흘러오는 성지곡 계곡물을 동천으로 유입시키기 위해서다. 사진은 동천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매년 악취 문제가 반복되는 동천의 수질 개선을 위해 부산시가 부전천 내 하천 구조물에 1.7km의 오·우수 분리벽을 설치한다. 성지곡 수원지에서 부전천을 거쳐 흘러오는 성지곡 계곡물을 동천으로 유입시키기 위해서다. 사진은 동천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해마다 여름이면 악취로 눈살을 찌푸리게 해 ‘똥천’이라는 오명을 쓴 동천의 수질 개선을 위해 성지곡 계곡물을 활용한다. 지금까지 성지곡 계곡물은 빗물, 오수와 함께 하수처리장으로 직행했는데, 분리벽을 만들어 성지곡 계곡물이 동천에 흐르도록 해 수질을 개선한다는 복안이다. 그동안 부산시가 수질 개선을 위해 해수를 동천으로 끌어오는 해수도수 사업이 관로 누수 등으로 기대만큼 효과를 보지 못했는데 과연 이번에는 동천 수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지 주목을 끈다.


30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성지곡 수원지에서 부전천을 거쳐 빗물·오수와 함께 하수처리장으로 흘러가던 성지곡 계곡물을 동천으로 직접 유입시키는 ‘부전천 상류 성지곡 계곡수(계곡물) 동천 직유입 사업’을 오는 9월부터 시작한다. 이와 함께 수질 개선을 위해 동천에 해수를 끌어오는 해수도수 관로 보수와 악취의 원인이 되는 슬러지를 제거하는 준설사업도 함께 내년 6월까지 진행한다. 투입되는 예산은 시비 41억 원이다.

사업의 핵심은 부전천 내에 1.7km 길이의 오·우수 분리벽을 설치해 성지곡 계곡물이 동천으로 흐르도록 만들어주는 데 있다. 현재는 부전천 내에 설치된 박스형 하천 구조물을 통해 빗물과 오수가 하수처리장으로 흘러 나가는 구조였다. 그런데 깨끗한 물인 성지곡 계곡물이 오수와 함께 하수처리장으로 흘러가면서 비효율적이었다. 비가 많이 오면 하수처리장 처리 용량에 부담이 되기도 했다.


오·우수 분리벽 설치가 끝나면 악취가 발생하는 5~9월에는 매일 1만 3000여t의 계곡물을 흘려보낸다는 계획이다. 연평균으로는 하루 평균 7000t 정도의 계곡물이 동천에 유입된다.

오·우수 분리벽 설치와 함께 악취의 원인으로 지목된 침사지 4곳과 웨어 2곳도 철거한다. 웨어는 취수나 홍수 조절 등의 이유로 물을 저장하기 위해 하천수로에 설치하는 구조물로 일종의 미니댐 역할을 한다. 침사지는 물속 모래가 도수관 내에 침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하는 시설이다. 두 시설 모두 원래 목적과 달리 슬러지를 가두는 역할을 하면서 오염과 악취를 유발했다.

시는 그동안 문제가 됐던 해수도수 관로 보수도 함께 진행한다. 시는 동천 수질 개선을 위해 1·2차에 걸쳐 해수를 동천으로 끌어오는 해수도수 사업을 진행했는데, 이 관로에 누수가 발생하면서 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업 초기 관로를 심고 해수를 끌어오면서, 범4호교 지점 수질 검사 결과 생물 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2017년 9.9mg/L에서 2021년 4.1mg/L로 59% 개선돼 해수도수 자체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2020년 12월 관로 누수로 1차 관로의 해수도수를 중단하면서, 해수도수가 끊긴 광무교 지점의 BOD가 나빠졌다.

시는 해수도수를 재개하고 성지곡 계곡물이 투입되면 동천의 수질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7년 만에 오염 물질을 퍼내는 준설 작업도 병행하는 만큼 시는 동천 수질 개선을 기대한다. 하지만 1·2차 관로를 모두 활용하면 하루 최대 25만t의 물을 끌어올 수 있는 해수도수와 비교해 성지곡 계곡물은 하루 최대 1만 3000여t에 불과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 권재섭 하천관리과장은 “동천은 해양 조석의 영향을 받는 감조하천으로 퇴적물이 쌓이기 쉬운 하천이다”면서 “오·우수 분리벽을 설치하고 누수 문제가 있는 해수도수 관로를 정비하면 동천의 악취 민원이나 물고기 폐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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