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서 사람 공격… 부산, 들개 ‘주의보’
지난해에만 377마리 떠돌아
부산에 들개 출몰 사건(부산일보 8월 12일 자 11면 보도)이 이어지면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유기되거나 집을 나간 중형견 등이 세대를 거쳐 들개가 되는 경우가 많아 애초에 들개가 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부산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부산시 들개 포획 건수는 2021년 298마리, 2022년 331마리, 지난해 377마리로 꾸준히 증가했다. 정확한 개체 수를 파악하기 힘든 점을 고려하면 포획된 것보다 훨씬 많은 들개가 부산을 떠돌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들개가 사람을 공격하는 사고도 이어졌다. 지난 6일 오후 동래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반려견과 산책하던 60대 남성 A 씨에게 들개 두 마리가 달려들어 팔과 다리를 물었다. A 씨는 팔에 두 바늘을 꿰매는 상처를 입었다. 지난 1월에는 부산시민공원에 출몰한 들개에게 산책을 하던 청년이 얼굴을 물려 병원에서 50바늘을 꿰매야 했다.
도심 등에 출몰한 들개는 포획해 안락사 절차를 밟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규정상, 포획 들개는 시나 구·군이 위탁하는 동물보호센터로 옮겨진 후 법정 공고 기간 10일이 지나면 안락사 처리된다. 야생견들은 대부분 사람 손에 길러지다 유기된 개로 파악된다. 집에서 기르던 개가 유기견이 되는 일을 방지하려면 ‘동물 등록제’를 통해 개 주인이 누구인지 명확히 하는 것도 방법이다.
제주대 수의학과 윤영민 교수는 “들개로 발견되면 주인이 누군지 찾아서 과태료를 부과하고 법적 책임을 묻는 등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시골 개들은 중성화를 거쳐 나중에 들개가 되더라도 다음 세대로 이어질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주도는 수의사들과 함께 반려동물 등록과 중성화를 장려해 들개 수를 절반으로 줄였다”고 덧붙였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