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앞둔 ‘부산 콘서트홀’ 사업소장 내정설 뒷말 무성
부산 첫 클래식 공연장 기대감 커
대표, 오페라하우스 업무까지 관장
10여 명 지원 면접 거쳐 발표 앞둬
기관 운영 경험 없는 관계자 거론
부산시 "특정인 낙점은 사실 무근"
송상조 시의원 "투명한 인선돼야"
부산시민공원 내 ‘부산 콘서트홀’이 다음 달 준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를 운영할 부산시 산하 사업소가 대표 내정설에 휩싸였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의 첫 클래식 전문 공연장 ‘부산 콘서트홀’을 운영할 부산시 산하 사업소가 대표 내정설에 휩싸였다. 부산시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하지만 부산시의회를 중심으로 공정한 채용을 거쳐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임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부산시의회 송상조(서1) 행정문화위원장에 따르면, 부산 콘서트홀은 세계 최고 수준의 클래식 음악 전문 공연장을 목표로 내년 개관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 시민공원 내에 들어서는 부산 콘서트홀에는 1017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콘서트홀은 연면적 1만 9862㎡,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된다. 내부는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 2000석, 다목적 소공연장(체임버홀) 400석, 리허설룸, 연습실 등으로 구성되며 부산의 첫 클래식 전문 공연장인 만큼 시민의 기대는 크다.
문화계에서는 부산 콘서트홀을 운영하는 시 산하 사업소인 ‘클래식부산’과 사업소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 콘서트홀의 설립 취지인 ‘세계적인 클래식 문화도시’로 거듭 나기 위해서는 2~3년 내에 시설이 연착륙하는 게 관건인 까닭이다. 공연과 관련한 행정 업무부터 연주자 섭외까지 사업소장이 공연장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게 필수다. 클래식이 생소한 부산에 새 문화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기관이라는 점에서도 클래식부산의 임무는 막중하다. 클래식부산은 현재는 21명의 직원이 3개팀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부산시는 북항에 문을 여는 오페라하우스 업무까지 클래식부산에게 맡길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클래식부산은 향후 규모가 8개팀, 57명까지 확대된다.
부산시 산하 사업소 소장의 지위지만 클래식부산의 수장에는 공연장 운영과 행정 경험이 있는 인사가 선임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클래식부산 대표 직책은 사업소장이지만, 독립적인 기관장으로 대우할 것”이라며 그 중요성을 우회적으로 설명한 바 있다.
실제로 클래식부산 대표 공모 결과 국내 유수의 공연장 운영 경험이 있는 이들 다수가 도전에 나섰다는 게 송 위원장 설명이다. 지원자는 전국적으로 10여 명에 달한다. 부산시는 이들을 대상으로 지난 9일 면접을 진행했고, 오는 23일을 전후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부산시의회 송상조(서1) 행정문화위원장. 부산일보DB
하지만 결과 발표 전부터 부산시청 안팎에서 사업소장 내정설이 흘러 나오면서 부산 콘서트홀은 경사를 앞두고 찬물을 뒤집어 썼다. 부산시가 내정했다는 소문이 도는 인사가 공연장 운영 경험이 부족한 음악인이라는 게 이유다.
부산시의회에서는 ‘지난해 부산 콘서트홀의 예술감독으로 지휘자 정명훈 씨를 위촉했으니 사업소 대표에는 공연장 운영에 특화된 인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내정설이 사실이 될 경우 부산 콘서트홀은 초기부터 행정과 시설 운영 면에서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는 반응이다.
일단, 대표 선출 절차를 진행 중인 부산시에서는 내정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긋는다. 부산시 관계자는 “복수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공정한 채용 과정을 거치고 있다”면서 “특정 지원자가 이미 낙점됐다는 이야기는 낭설이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부산시의회에서는 행정문화위원회를 중심으로 공정한 채용을 담보하라며 집행부를 압박하고 있다. 행문위 송 위원장은 부산 콘서트홀이 수년 안에 성공적으로 부산에 자리 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송 위원장은 “공연장 운영에 관한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임명될 경우 시민 혈세만 잡아먹는 시설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부산시가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시민 눈높이에 맞는 인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