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 탁수 흘러나온 평강천 준설사업 중단
낙동강환경유역청이 중지 명령
정확한 원인 파악 우선 실시 조치
환경단체 “공법 재검토” 등 지적
서낙동강 타 구간 준설 파행 우려
낙동강유역환경청(이하 낙동강유역청)이 에코델타시티 환경 개선 등을 목표로 대규모 준설 작업이 이뤄지는 부산 강서구 평강천 평강지구 하천정비사업에 대해 일시 중지 명령을 내렸다. 준설 현장에서 시커먼 오염 탁수가 하천으로 흘러들어 오염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부산일보 8월 13일 8면 보도)된 데 따른 조치다.
낙동강유역청은 문제 재발 대책을 세우겠다며 이같이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지만 환경단체와 준설업계에서는 철저한 원인 규명이 급선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사태가 정비사업 자체에 주요 공정이 누락된 탓에 빚어진 일이라는 이유를 내세운다.
낙동강유역청은 평강천 평강지구 하천정비사업에 대해 일시 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15일 밝혔다.
낙동강유역청은 평강천으로 오염 탁수가 넘쳐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지난 13일 평강천 평강지구 준설 현장을 방문해 점검을 펼쳤다. 이 기관은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준설 작업을 일시 중지시키고 관련 내용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인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준설업계에서는 다른 주장이 제기된다. 애초에 평강천 평강지구 정비사업에 적용된 설계 공법 자체가 잘못된 것이 이번 사태를 발생시켰다는 것이다.
실제 하천 등을 준설할 때에는 투기장에서 준설 작업으로 발생하는 오니토(오염된 퇴적토)를 맑은 물과 분리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때 맑은 물은 정화해서 흐르게 하고 수분이 가득한 진흙 형태인 오니토는 수중 펌프로 빼내야 한다. 다른 곳으로 운반해 재처리할 수 있도록 농축하고 탈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이 모두 빠지면서 이번 평강천 사태처럼 준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커먼 탁수가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 들어간다게 환경단체 등의 설명이다.
평강천 평강지구 정비사업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서낙동강 나머지 구간 준설 사업 파행도 예상된다는 환경단체 비판도 나온다. 이때문에 평강천 사태에 대한 원인 규명과 공법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사)생명그물 이준경 대표는 “제대로 된 공법으로 준설하지 않으니 오염 탁수가 평강천으로 넘쳐 흐른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계속 재발할 것”이라며 “평강천 수질 개선을 위한 제대로 된 공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낙동강유역청 관계자는 “탁수가 흐르는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준설 작업을 중지시켰다”며 “평강천으로 탁수가 흐르지 않도록 방지막을 추가 설치하고, 향후 이런 문제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하겠다”고 말했다.
평강천 평강지구 하천정비사업은 약 80억 원을 투입해 2021년 12월부터 부산 강서구 대저2동과 명지동 일대 평강천 하류 4.3km 구간 64만여㎥를 준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평강천은 에코델타시티를 관통하는데 수질 3~4등급으로 오염 정도가 심각하다. 평강천은 유속이 느리고 낙동강 본류가 제대로 유입되지 않아 강바닥에는 오니토가 쌓여 있다. 수질 개선 목적으로 오니토를 제거하는 준설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