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안 해주니 뭐라도 해야겠다고 나섰지만…”
조사 신청 미포함 6명 소송 나서
직접 발품 팔고 자료 취합 등 애로
국가 배상 책임 인정 여부는 미지수
형제복지원 조사 미포함 피해자인 50대 김 모 씨가 지난 6월 부산시장과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한 국가 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정대현 기자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지 못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이 국가의 책임을 묻는 개별 소송에 나선다. 20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조사 미포함 피해자 6명은 부산시장과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지난해 4월과 올 6월 각각 2명과 4명이 서울중앙지법에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6월 소송을 제기한 조사 미포함 피해자 50대 김 모 씨는 1984년부터 1987년까지 형제복지원에 수용됐다. 가족 없이 절에서 자란 김 씨는 부산 어느 가정에 입양됐다가, 8살쯤 거리에서 놀다 경찰에게 발견돼 형제복지원에 입소했다. 형제복지원 폐쇄 이후론 수영구 아동복지시설 동산원으로 옮겨져 자랐다.
다행히 김 씨는 동산원 기록에서 형제복지원 입·퇴소 기록을 찾을 수 있었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소송에 돌입했다. 김 씨는 “올해 초 피해자들이 승소했다는 소식을 접하기 전에는 진화위가 조사를 했는지, 어떤 기관인지 몰랐다”며 “동산원을 통해 가까스로 자료를 찾아 진화위에 전화를 해봤지만 조사는 어렵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만히 있으면 피해자로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에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소송에 나섰다”며 “진화위의 결정에 따라 누구는 구제받고, 누구는 구제받지 못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로 공식 인정됐지만, 피해자들의 실질적인 피해 회복은 국가배상 소송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진화위의 진실규명 결정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같은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직접 발품을 팔아 모은 자료와 진술을 통해 피해를 입증해야 한다.
진실규명 결정을 받지 않은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이 인정될 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앞선 형제복지원 국가배상 승소 판결문을 살펴보면 과거사정리법에 따른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이 결정된 경우,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 단기 소멸 시효를 계산하는 기산점은 진실규명 결정 통지서가 송달된 날이다. 민변 형제복지원 피해청구변호단 이정일 단장은 “이번 소송의 피해자들은 진실규명 결정을 받지 못한 만큼, 소멸 시효에 대해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