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앙금' 빙수 맛집, 팥 전문 기업으로… “자연스런 단맛 10년 바쳤죠” [2024 부산 스타 소상공인]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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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앙금 박정환 대표

돼지팥빙수·키노앙 등 운영
튜브형 팥 스프레드 개발도

부산의 단팥 전문 생산기업 '백로앙금'은 부산시 '2024 스타 소상공인'으로 선정됐다. 백로앙금 제공 부산의 단팥 전문 생산기업 '백로앙금'은 부산시 '2024 스타 소상공인'으로 선정됐다. 백로앙금 제공

폭염에 몸과 마음이 지치는 요즘, 시원한 팥빙수가 간절해진다. 너무 달지도 않고 너무 퍽퍽하지도 않은 팥소가 얼음과 적절히 어우러질 때, 차가운 달콤함이 여름을 잊게 만든다. 부산에서 팥 하나만 제대로 파고든 기업이 있다.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단팥 전문 생산기업 ‘백로앙금’이다.

백로앙금은 2012년 부산 동래구 수안동의 5평 남짓한 작은 가게에서 시작됐다. ‘돼지팥빙수’라는 브랜드로 매일 직접 팥을 삶아 빙수를 판매했다. 오후 3시면 준비한 모든 팥이 동 났다. 입소문을 타고 하루 1000그릇 이상을 파는 맛집이 됐다. 이후 단팥 가공 전문 공장을 세웠고, 프랜차이즈를 확장하며 2019년 백로앙금이 탄생했다. 지난해 팥을 사용한 디저트 카페 ‘키노앙’도 런칭했다. 백로앙금은 돼지팥빙수와 키노앙을 바탕으로 부산, 인천 등 전국 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마켓에 나와있는 팥은 통조림 팥이 대부분이다. 유통상의 이점을 위해 실외 보관이 가능하도록 당도가 높다. 설탕 등 함량이 높다는 말. 백로앙금은 자연스러운 단맛에 초점을 맞춘다. 저당 팥소를 개발해 유통기간은 3주 정도로 짧지만 신선하다. 자연스러운 단맛을 위해 대량 생산이 아닌 소량 생산에 집중한다. 팥은 캐나다산 팥을 사용한다. 원래는 중국산 팥을 쓰다 3년전부터 교체를 진행했다. 껍질이 얇고 알맹이가 부드러워 삶았을때 식감도 뛰어나다. 백로앙금의 모든 팥 제품은 강서구 자체 공장에서 만든다.

팥빙수라는 메뉴의 계절적 한계를 극복한 ‘팥 스프레드’도 인기다. 팥을 과일잼처럼 빵이나 디저트에 쉽게 발라 먹을수 있도록 개발한 잼이다. 보관 기간을 늘리기 위해 튜브형 용기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백로앙금 박정환(40) 대표는 “팥을 끓이는 과정은 습도, 시간, 온도 등 조그만 변수에도 민감하다. 어떻게 관리하는 가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경험만이 가장 확실한 비법”이라며 “다년간의 노하우로 정립된 백로앙금만의 제조법을 지키며 매일 정성을 다해 팥을 삶고 있다”고 했다.

올해부터 소량이지만 기장 농민과 계약 재배를 통해 팥을 납품 받고 있다. 동네 맛집에서 벗어나,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한 생산, 가공, 판매 등 모든 과정을 다루는 식품 기업이 되는게 최종 목표다. 박 대표는 “경주의 황남빵은 경주에서 생산되는 팥을 수매해 농민과 기업이 상생하고 있다. 기장의 특산물로 팥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있다”며 “한류 열풍을 타고 올해 안에 미국 수출을 하는 것도 목표”라고 말했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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