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3.5% 그대로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수도권 집값·가계대출 불안 여파
13차례 연속 동결로 역대 최장
이르면 10월 인하 가능성 ‘솔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되살아난 부동산 투자 열기를 의식해 연 3.5%인 기준금리를 다시 묶었다. 13차례 연속 동결로 역대 최장 기록이다. 다만 시장은 우리나라와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로 조정 없이 동결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압박과 시장의 기대에도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은 치솟는 집값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76% 상승했다. 이는 2019년 12월(0.86%)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으로 7월 이후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리고 있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4일 기준 719조 9178억 원으로 보름도 안 돼 지난달보다 4조 1795억 원이 불어났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수도권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문제 등 위협 요인이 많아 언제 전환할지 불확실해 (통화정책 방향 전환은) 상당 시간 걸릴 수 있다”며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신호를 줘 집값 상승을 촉발하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에 금통위원 모두 공감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 동결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기준금리를 1년 7개월(13차례)째 현 3.5%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 금통위 회의가 오는 10월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3.5%는 1년 9개월간 유지될 예정이다. 한은 설립 이래 횟수와 기간 모두 역대 최장 동결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내달 기준금리 인하를 시행한다면, 한은도 이르면 10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가는 7월 고용보고서에서 실업률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하자, 내달 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