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폭염, 미술관 피서 통했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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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전
50일 만에 3만 5000명 돌파
개관 한 달 ‘아르떼’는 12만 명
여름 개막 부산비엔날레 인기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전에서 도슨트 설명을 듣고 있는 관람객들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전에서 도슨트 설명을 듣고 있는 관람객들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역대급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시원한 실내에서 좋은 작품까지 볼 수 있는 미술관 피서가 뜨고 있다. 부산 시민들뿐만 아니라 부산으로 휴가를 오는 타지 관광객들까지 더해져 부산 지역의 미술관과 전시 기획사들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부산일보와 부산문화회관, 문화 콘텐츠 전문기업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전시는 지난 7월 6일 개관해 전시 한 달 만에 2만 명을 돌파했고, 50여 일 지난 27일 기준 3만 5000여 명을 기록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주말에는 하루 1800여 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전시 작품을 소개하는 도슨트 투어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아 전시를 진지하게 즐기는 모습이다.

전시 현장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여러 시대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어 놀라웠다. 특히 잘 볼 수 없는 아프리카 명작까지 전시돼 더욱 만족스러웠다”는 감상평을 전했다. 아이들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한 가족은 “방학이 끝나기 전 아이들과 추억을 쌓고 싶었는데 날씨가 더워 여행가는 건 부담스러워 실내 전시장을 선택했다. QR코드를 통해 재미있게 작품을 소개받으니 아이들도 즐겁게 관람했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20대 커플은 “여행지를 정한 후 부산에서 볼만한 전시나 공연 정보를 찾았다. 이 전시는 서울에서 볼 수 없는 거라 미리 표를 예매했다. MZ세대는 여행을 갈 때 관광 명소보다는 그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전시나 공연, 맛집을 찾는 편”이라고 소개했다.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전이 큰 인기를 끌며 관람객이 연일 몰려들고 있다. 부산문화회관 제공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전이 큰 인기를 끌며 관람객이 연일 몰려들고 있다. 부산문화회관 제공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전에서 도슨트 설명을 듣고 있는 관람객들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전에서 도슨트 설명을 듣고 있는 관람객들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입구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문화회관 제공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입구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문화회관 제공

한국을 대표하는 전시 해설가이자 이번 전시 오디오 가이드 해설자로 참여한 김찬용 도슨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독일이 부러운 이유 중 하나는 베를린 이외에 다른 도시에서도 수준 높은 전시가 지속적으로 개최된다는 점이다. 서울과 타 지역의 문화 불균형이 심각한 가운데 이번 부산에서 열린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전시는 이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박민희 부산문화회관 교육전시팀장은 “코로나로 인해 몇 년간 부산에 대형 전시가 드물었다. 이번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전은 관람객 5만 명을 너끈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좋은 전시는 통한다는 걸 증명했다”고 소개했다.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전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국립미술관인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의 소장품 143점을 통해서 서양 미술사 400년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 전시는 부산문화회관 전시실에서 10월 27일까지 진행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낮에도 아르떼뮤지엄 부산을 방문한 관객들이 밖에서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아르떼뮤지엄 제공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낮에도 아르떼뮤지엄 부산을 방문한 관객들이 밖에서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아르떼뮤지엄 제공

한편 국내 최대 규모의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인 ‘아르떼뮤지엄 부산’은 지난달 19일 개관해, 한 달 만에 누적 관람객 수 12만 명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4000명의 관객이 방문한 꼴이다.

부산 영도구 해양로에 위치한 아르떼뮤지엄 부산은 1700평 규모로, 전 세계 8곳의 아르떼뮤지엄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부산의 자연과 역사를 디지털 아트로 재해석한 19개의 작품으로 구성됐으며, 이 중 16개의 작품이 부산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됐다. 특히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아르떼뮤지엄 X 오르세 미술관’ 영상은 오르세 미술관의 주요 작품과 변천사를 재해석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르떼뮤지엄 부산에서 처음으로 독점 공개했으며 이후 여수, 강릉 순으로 선보이고 있다.

아르떼뮤지엄 운영사인 이성호 디스트릭트 대표는 “아르떼뮤지엄 부산의 전례 없는 성공은 디스트릭트가 추구하는 예술적 비전과 문화예술 분야의 혁신이 대중과 깊은 교감에 성공했음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보내주신 관심과 성원에 힘입어, 앞으로도 전 세계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전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산비엔날레가 열리는 부산현대미술관을 찾은 수많은 관객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비엔날레가 열리는 부산현대미술관을 찾은 수많은 관객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비엔날레가 열리는 부산현대미술관을 찾은 수많은 관객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비엔날레가 열리는 부산현대미술관을 찾은 수많은 관객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비엔날레가 열리는 부산현대미술관을 찾은 수많은 관객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비엔날레가 열리는 부산현대미술관을 찾은 수많은 관객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비엔날레가 열리는 부산현대미술관을 찾은 수많은 관객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비엔날레가 열리는 부산현대미술관을 찾은 수많은 관객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기존 가을 개막에서 사상 처음 8월 여름에 개막한 부산비엔날레에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개막한 부산비엔날레는 당초 계속되는 무더위로 관람객 동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막상 문을 열고나니 지난 2022년 비엔날레보다 더 많은 관객이 몰리고 있다.

유료 전시임에도 지난 주말 부산현대미술관 비엔날레 전시장은 하루 평균 2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았다. 관람객의 구성을 보면 부산 시민뿐만 아니라 타 지역 관광객도 많이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비엔날레 김성연 집행위원장은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이 전시장을 찾고 있다. 올해 처음 여름에 개막해 방학 중인 학생과 가족 단위 관객을 기대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많이 찾아주신다. 여름 개막을 준비하느라 실무진과 스태프, 작가들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큰 호응을 주시니 감사하다”고 밝혔다.

앞서 소개한 대형 전시 외에도 부산 작은 화랑들에도 예년보다 많은 관람객이 몰려 올해는 휴가를 겸한 여름 휴관없이 운영되고 곳들이 많다. 원래 여름은 전시 비수기로 통했는데 올해는 예년과 달리 관객이 이어지며 전시를 연장하거나 전시를 이어 개막하는 등 유례없이 여름 전시들이 쏟아지고 있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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