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에도 복귀 않는 의대생… 의료 붕괴 빨라질라
부산대·경상대 등 복귀 한 자릿수
부울경 대학들 수업 참여 미미
전공의·전문의 배출 연쇄 차질
대학병원 측 “내년이 더 걱정”
지난 2일 전국 주요 의과대학의 2학기 수업 일정이 시작됐지만, 의대생들의 복귀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유급 기준을 완화하고 수업 재이수 기회를 부여하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의대생들은 요지부동이다. 의대생들의 수업 복귀가 늦어질 경우 의료 인력 공급 차질로 의료 붕괴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 6개 의대에서는 학생들의 수업 복귀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1학기와 마찬가지로 정부와 의료계 간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수업 거부에 나선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의대 학생 중 일부는 휴학을 하거나 입대를 선택한 남학생도 다수 있는 상황이다.
부산대는 지난달 19일 1·2학년이 2학기 개강을 했지만 수업에 복귀한 학생은 의예과 1·2학년 학생 250명 중 10명 미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본과 1~4학년 학생들 역시 수업에 복귀한 학생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일부 개인 사정으로 수강해야 하는 학생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학생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2학기 등록금을 낸 학생도 3일 기준 재적 인원 754명 중 18명에 그쳤다. 이는 복학 등으로 인한 등록금 이월 학생 5명을 더한 것이다.
고신대 의예과 1·2학년 학생들도 지난 2일부터 2학기 수업 일정이 시작됐지만, 수업에 돌아온 학생은 미미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인제대와 동아대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남 경상국립대는 전체 의대생 440여 명 중 9명가량만 의대에 복귀했다. 울산대의 경우 오는 11일과 12일 2학기 추가등록 기간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지만, 등록 학생 수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부울경 뿐만 아니라 전국 주요 의대에서도 의대생들의 수업 참여는 더딘 상황이다. 서울대의 경우 가을학기 개설된 전공필수 강의 37개의 수강 비율은 35.6%로 나타났다. 의정 갈등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가을학기 전공필수 강의 36개 수강 비율 89.3%의 절반 이하로 나타났다.
인하대 의대는 지난 2일 2학기 개강을 했으나, 전체 재학생 281명 중 12명만 전공 수업에 참여했다. 가천대 의대 역시 의대생 244명 중 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6명에 그쳤다. 충북대는 오는 6일까지인 수강 신청 변경 기간에라도 수강 신청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등록금 납부 기한 역시 10월 말에서 12월 말로 연장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의대생들이 올해 졸업하지 않으면 내년 전공의 지원 자격이 되지 않아 전공의와 전문의 배출까지 연쇄 차질이 빚어진다. 부산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올해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내년이 더 걱정이다”면서 “정부에서 군의관과 공보의를 파견하기로 했지만 당장 병원에 필요한 인력은 응급의학과 전문의여서 이런 일시적 파견이 도움이 될지도 미지수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인 2일에 이어 3일 응급의료 일일브리핑을 열었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이번 추석 연휴에 이전 연휴보다 많은 4000개 이상의 당직 병·의원을 운영하겠다”며 “코로나19 환자 진료를 위한 협력병원과 발열클리닉 운영, 순환당직제를 통한 중증·응급진료 공백 방지 등을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