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 늘리려면 손·손목보다 큰 근육 위주로 스윙해야"
제17기 부산일보 CEO아카데미
이시우 프로 '비거리 향상 팁' 강연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에서 올 시즌 3승을 기록 중인 박현경과 배소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부활 날갯짓을 펼치고 있는 고진영.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디아 고. 이들은 모두 ‘이시우 프로의 제자’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프로는 최근 8년간 52차례 제자들의 우승을 함께했다.
지난 10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7기 부산일보CEO아카데미 수업에서 스타 군단을 이끄는 이시우 프로가 강연에 나섰다. 이 프로는 ‘비거리 향상을 위한 세 가지 팁’이라는 주제로 청중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 프로는 먼저 ‘스피드’를 이야기하며 리디아 고, 김인경, 재즈 제인와타난넌드의 스윙 영상을 보여줬다. “리디아 고는 체구에 비해서 거리가 많이 갑니다. 머리와 몸의 움직임을 보세요. 스피드를 내려면 저렇게 축이 잘 잡혀 있어야 해요. 몸의 중심을 잘 딛고 제자리에서 회전이 돼야 합니다.”
직접 채를 잡은 이 프로는 스윙을 보여주며 설명을 이어 갔다. “백스윙부터 다운스윙 때까지 몸을 오른쪽으로 갔다 왼쪽으로 갔다 하면 빠르게 칠 수 없어요. 선수들도 바닥에 티를 놓고 시선을 고정한 후 회전하는 연습을 많이 합니다. 왼쪽으로 많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중심축을 잡은 연습을 해보세요. 배소현을 늦깎이 신화라고 하지만, 저는 7년간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해요. 드라이버 거리가 매년 20~22야드씩 늘었어요.”
두 번째로 꺼낸 주제는 ‘콘택트’. “정타에 잘 맞추려면 하체 동작이 중요합니다. 하체를 누르고 회전하는 느낌이 들수록 더 두껍게 잘 맞습니다.” 이어 박현경의 연습 영상을 보여주며 ‘겨드랑이를 붙이라’고 했다. “양쪽 겨드랑이에는 수건, 팔 사이에는 골프공을 끼우고 스윙 연습을 하고 있어요. 상체가 일관성 있게 잘 따라와야 콘택트가 잘 되고, 콘택트가 일정하려면 겨드랑이를 붙이고 회전해야 합니다.”
이 프로는 “거리를 내기 위해서는 어떤 각도로 맞느냐도 중요하다”며 세 번째로 ‘어택 앵글’을 이야기했다. “각도가 너무 높으면 하늘로 솟구쳐 거리를 손해 보고, 너무 낮으면 땅볼로 맞아서 스핀양이 줄어들어요. 선수들은 드라이버를 칠 때 절대 머리가 공보다 앞으로 나가지 않아요. 최저점은 공 뒤이고, 올라가면서 맞는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 프로는 “공 중앙보다 공 뒤쪽을 보는 느낌을 가지라”며 시선도 강조했다. “리디아 고가 레슨 받으러 왔을 때 보니까 어드레스를 하고 나서 시선이 오른쪽 뒤를 보고 있더라고요. 세계적인 선수도 셋업을 체크하지 않으면 스윙이 틀어질 수 있어요.”
강연 후에는 열띤 질문이 이어졌다. ‘왼쪽 발목 인대 수술 이후에 드라이버 거리가 줄었다’는 고민에 ‘오른쪽에 축을 두고 회전하는 느낌을 가져보라’고 조언했다. “최근에 투어를 뛰는 선수들을 보면 왼쪽 무릎이 펴지고 스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른발에 체중을 놓고 때려도 거리가 납니다.”
‘롱아이언을 어떻게 하면 잘 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클럽, 볼 위치, 피니시’를 체크하라고 했다. “같은 스윙을 해도 거리를 더 보내려면 헤드 솔이 두꺼운 걸 추천합니다. 롱아이언도 볼을 중앙에 놓는 경우가 많은데, 긴 클럽으로 갈수록 왼발 쪽으로 가야 합니다. 또, 모든 클럽은 피니시까지 넘어가는 연습을 하세요. 투어 선수도 롱아이언 부담감 때문에 3, 4번 미스가 많습니다. 그럴 때 선수들은 5번 아이언처럼 피니시를 가져간다고 생각해요.”
퍼팅 잘하는 비결을 묻자 이 프로는 “퍼팅은 두 가지만 잘하면 된다. 잘 보고 잘 때리면 된다”고 답해 강연장 가득 웃음이 터졌다. “잘 보려면 라인을 어디 놨는지 봐야 해요. 아마추어 대부분 라인 왼쪽을 봅니다. 퍼팅할 때는 무조건 라인을 놓으세요. 퍼팅 그립은 최대한 손바닥으로 많이 잡으세요. 그래야 몸의 움직임이 적어져 상체와 일체감 있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골프채와 마이크를 번갈아 잡으며 열성적으로 강연한 이 프로는 마지막으로 “손이나 손목보다 하체, 골반, 상체 등 큰 근육 위주로 심플하게 스윙을 만들어 보라”고 조언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