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개의 다양한 클래스, 기업을 바꾸는 기업" [Up! 부산 스타트업]
레디킨즈 정종학 대표
클래스 플랫폼 '모카클래스' 운영
요가, 제과제빵 등 1500개 등록
B2B로 사업 확장하며 매출 등 성과
인공지능 기반 추천 시스템 개발도
현대 직장인들이 일터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직장인의 가장 큰 행복은 퇴근이지만,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일터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효율적인 일도 없을 테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원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행복감을 올리기 위한 다양한 종류의 힐링 프로그램이 도입되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직원의 행복이 곧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깨달은 셈이다. 부산 스타트업 ‘레디킨즈’는 기업과 기관, 학교 등 단체에 취미·문화·웰니스 클래스 등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카클래스’를 통해 대한민국의 기업 문화를 바꾸는 데 일조하고 있다. 기업을 바꾸는 기업 레디킨즈 정종학 대표를 만났다.
■ 사람을 취미로 연결하다
레디킨즈는 취미활동을 기반으로 한 오프라인 클래스 플랫폼 모카클래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모카클래스에는 약 1500개의 클래스가 등록되어 운영 중이다. 요가, 클라이밍 등 스포츠부터 제과제빵, 드로잉, 가죽공예, 뜨개질까지. 흔히 취미 생활이라고 불리는 거의 모든 것들을 모카클래스를 통해 배울 수 있다. 모카클래스는 각종 취미 수업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전문적인 강사들을 연결해 준다. 정 대표는 “레디킨즈라는 기업 이름에는 ‘홍익인간’의 정신이 담겨있다”며 “취미를 기반으로 사람들을 연결해 널리 행복을 전파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정 대표가 취미에 기반한 클래스 중계 플랫폼을 사업 아이템으로 삼은 것은 아니다. 개발자 출신인 그는 1인 가구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인공지능 비서앱으로 창업에 나섰다. 그러나 생각보다 시장은 반응은 차가웠다. 자금 조달 부분에서 고배를 마시며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했다. 그러다 앱에 탑재되어 있던 취미생활 추천 기능을 고도화해 새 사업 아이템으로 삼기로 했다. 정 대표는 “10년 동안 성장할 시장인지, 10년 후에도 규모가 커져 있을 시장인지 등 다각도로 고민했다”며 “시장 분석 등을 통해 취미나 여가 활동 시장이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모카클래스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현재 모카클래스에서 활동하는 강사들은 전국적으로 900여 명에 이른다. 강사들은 모카클래스의 가장 큰 장점이 편의성이라고 입 모아 말한다. 클래스 개설부터 비용 정산까지 모든 과정이 손쉽게 이루어 진다. 개발자 출신인 정 대표의 역량이 드러난 부분이다. 정 대표는 “모카클래스가 타 업체와 차별성을 가지는 부분이 바로 편의성”이라며 “1분 만에 클래스 간편 등록 등 강사들이 모카클래스 플랫폼 안에서 손쉽게 수업을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불, 노쇼, 정산 등 금전적인 문제도 클릭 하나면 손쉽게 정리 할 수 있도록 서비스의 전반적인 부분을 자동화했고 수수료도 저렴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클래스 수강을 원하는 일반인도 쉽게 이용 가능하다. 지역, 시간, 수업 비용 등 모든 항목을 세분화해 이용자가 원하는 수업을 쉽게 찾고 선택할 수 있게 보여준다.
■ 기업을 바꾸는 기업
개인을 중심으로 서비스하던 모카클래스는 직장, 학교, 기관 등을 대상으로 하는 ‘B2B’서비스로 확장하면서 다시 한번 사업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모카클래스의 다양성과 전문성 그리고 편의성이 입소문 나면서 기업들이 의뢰 하기 시작한 것. 정 대표는 “처음에는 강사들에게 기업 담당자들이 개별적으로 연락해,단체 클래스 오픈 요청을 많이 하더라, 사내 복지 프로그램의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B2B 시장의 가능성을 엿봤다”며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에는 성장의 한계가 있었는데,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다 보니 수익 구조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현재 모카클래스를 통해 한 달에 100여 건의 단체 클래스 개설 의뢰가 들어오며, 매출은 한 달 기준 4000만 원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정 대표는 “매출은 매달 15% 이상 성장하고 있는 중”이라며 “B2C를 중점으로 운영했을 때 가장 많은 매출은 한 달에 2000만 원에 불과했는데, 기업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매출 건전성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현재 모카클래스는 1000개 이상의 기업으로부터견적 요청을 받았고 실제 클래스를 진행한 기업은 300여 개에 달한다. B2B로 확장한 뒤 1년이 채 안 돼 거둔 결실이다. 비결은 역시 모카클래스의 편의성이다. 기업 담당자들이 적절한 단체 클래스를 찾고, 강사를 섭외하고, 일정을 맞추는 것은 굉장히 피로도가 큰 작업이다. 모카클래스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단체 클래스 매칭 및 추천 시스템 ‘모카클래스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개발했다. 기업의 규모, 업종, 예산, 선호 프로그램 유형, 과거 클래스 참여 이력 등 다양한 요소 종합적으로 분석해 클래스 추천한다. 뿐만아니라 기업이 사내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일정 관리, 참가자 관리, 예산 관리, 성과 분석 등의 기능을 담았다. 또 모카클래스는 견적 생성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기업 담당자가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면 그 즉시 맞춤형 견적을 제시한다.
정 대표는 “기업의 30~40% 정도가 재구매를 한다”며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구독형 서비스를 도입해 기업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판로를 확대하는 것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 클래스 중계 시장 선도
레디킨즈의 최종 목표는 국내 단체 클래스 중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오프라인 시장을 디지털화해 보다 쉽고 빠르게 사람들을 연결하려고 관련 사업을 고도화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직장 생활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기업과 조직 문화를 바꿀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보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해외에 서비스를 수출하는 등 글로벌화도 준비하고 있다. 기존의 오프라인 클래스외에도 VR 등 가상현실을 바탕으로 한 취미 생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새 사업 아이템 발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대표는 “가상현실을 통한 취미 생활 시장이 곧 도래할 것"이라며 "현재 주력 사업아이템을 고도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규 사업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레디킨즈는 사업 확장을 위해 시드머니 등 투자 라운드에 나섰다. 정 대표는 “현재 한창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기업으로, 기관 등으로부터 시드머니 투자를 유치하려고 한다. 실제로 투자 의향이 있는 투자사와 지속적으로 의견을 주고받는 중”이라며 “4차산업이 도래하고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와중에도, 취미를 통한 배움의 시간은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덧붙였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