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페이스북에 임 전 실장 ‘두 국가론’ 관련 대야 비판 글 올려
‘충북’ 표현 두고 야당 “충북도민 비하” 받아치자 “말장난식” 발끈
두 야당 대표에 “통일 포기할지 명확한 입장 내놔야” 요구
임종석은 “윤 정부야말로 김정은 ‘적대적 두 국가’ 동조” 반박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이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특별시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두 국가론’ 주장을 두고 연일 야당을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오 시장은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는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제가 언급한 ‘두 국가론’ 비판에 대해 조국당은 본질을 흐리는 말장난 수준의 논평을 내놨다”며 두 야당 대표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오 시장은 이틀 전에도 SNS에 ‘종북(從北)인 줄 알았더니 충북(忠北)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임 전 실장의 주장에 대해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복명복창하는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조국혁신당 강민정 대변인은 “임 전 실장을 공격하려는 표현이 충북도민을 언짢게 할 수 있다는 점은 생각 안 해봤는가”라고 받아쳤고,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도 “159만 충북도민 비하를 넘어 모욕하는 발언”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이에 오 시장은 “대한민국의 안보와 통일 비전에 관한 엄중한 문제를 두고 논점과 동떨어진 정치적 수사를 이야기하는 것은 책임있는 정당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임 전 실장의 ‘두 국가론’ 발언으로 NL(민족해방 계열) 운동권들이 개과천선했다고 믿었던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저는 그동안 가급적 NL 정치인들의 이념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몇몇 좌파인사들은 레드라인을 넘고 있다”면서 이 대표와 조 대표를 향해 “통일을 포기하고 두 개의 국가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명확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이와 관련,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상에서 현실로 전환하자. 통일을 얘기해도 좋을 만큼 평화가 정착되고 교류와 협력이 일상으로 자리 잡은 후에 미래 세대가 판단하자는 게 이상한가”라며 거듭 주장하면서 “윤석열 정부야말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에 정확하게 동조하고 있다. 양쪽 모두 상대를 공공연히 주적이라 부르고 일체의 대화없이 대립과 갈등으로만 치닫고 있으니 이를 ‘적대적 두 국가’ 상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