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당 1만원’ 금배추…가을배추도 폭염에 작황부진, 김장철 수급 우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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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국산 수입 확대·가을배추 작황별 수급대책 마련
산지에 장려금 지급해 조기 출하 유도·대형마트 할인
농식품장관 “김장은 가을·겨울배추로…염려 안해도 될 것"

지난 27일 광주 서구 매월동 서부농수산물도매시장의 한 도매점에 배추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 27일 광주 서구 매월동 서부농수산물도매시장의 한 도매점에 배추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고온과 폭염에 따른 생육 부진으로 여름배추의 생산량이 감소한 데 이어 폭염으로 가을배추 마저 작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김잘철 수급 불균형이 우려된다.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1만 원 수준으로 올랐고, 일부 시장에서는 2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국 전통시장, 대형마트,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서 조사한 배추 소매가격은 지난 27일 기준 포기당 평균 9963원로 1만 원에 근접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하면 60.9% 비싸고 평년보다 38.1% 높다. aT 조사는 평균값으로, 일부 전통시장에서는 배추가 포기당 2만 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다.

최근 배춧값 강세는 이달 중순까지 이어진 폭염에 따른 것이다. 저온성 식물인 배추는 20℃ 안팎에서 잘 자란다. 결구(속이 차는 현상) 최적 온도는 약 15∼16℃다. 이례적으로 길었던 고온에 여름배추 생육이 부진해 생산이 줄었고, 가을배추가 본격 출하되는 11월 초까지는 공급량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 이달 나오는 고랭지배추뿐 아니라 내달부터 출하되는 준고랭지 배추도 늦더위로 작황이 부진하다.

2022년에도 여름철 폭염과 폭우에 이어 태풍까지 상륙하면서 9월 중순 배춧값이 aT 조사 기준 1만 원을 넘었는 데, 올해도 이와 같은 현상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배추 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7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배추가 판매되고 있다. 연합뉴스 배추 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7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배추가 판매되고 있다. 연합뉴스

배추 공급이 준 데다 김치 제품을 찾는 소비자는 늘면서 김치 제품 품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대상은 자사몰 정원e샵에서 배추김치로는 대표 상품인 '종가 포기김치', '종가 전라도포기김치', '종가 맛김치' 등을 빼고 캔 제품과 묵은지만 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 CJ더마켓에서도 포기배추김치는 동났으며 썰은배추김치와 묵은지만 남아있다. 유통사 온라인몰에서도 '품절' 문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김치 원료 수급 여건은 다음 달 중순께나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외식업체, 식자재업체, 수출용 김치업체 등의 수급난을 완화하기 위해 중국에서 배추를 들여오기로 결정했다. 앞서 초도물량 16t(톤)을 수입했고 국내 작황을 고려해 수입 물량을 확대해 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민간 수입을 촉진하고자 배추에 할당관세(0%)를 적용 중이다.

다만, 중국도 폭우·우박 등 기상 이변에 따라 고랭지배추 작황이 부진해 양질의 배추를 확보하기가 쉽지는 않다. 수입 가격도 1년 전보다 높다.

이밖에 정부는 배춧값을 낮추기 위해 산지에 출하 장려금을 지급해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있으며, 소비자 가격 안정을 위해 대형마트의 할인 행사를 지원 중이다.

농식품부는 오는 11∼12월 김장철에 배추 수급이 안정화되도록 작황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장에 쓰는 가을배추 수확까지 70여 일이 소요되는 만큼, 지금의 작황 관리가 김장철 배추 수급을 좌우한다고 보고 현장 기술 지도와 작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작황별 수급 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9일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김장철 배춧값 부담이 더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11월 중순∼12월 초 김장에 쓰는 배추는 지금 배춧값과 관계없다. 염려 안 해도 될 것"이라며 "김장배추는 가을배추·겨울배추이고 심은 지 얼마 안되어서 현재 크고 있는 중이다. 기다려주시면 배춧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10월 10일 전후로 준고랭지 배추 물량이 늘어 공급량이 다소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농가의 가을배추 재배의향 면적은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2%, 4% 감소한 1만 2870ha(헥타르·1ha는 1만㎡)로 집계됐다. 농식품부는 지난 19∼21일 내린 비로 침수 피해가 발생한 배추 주산지인 전남 해남군을 대상으로 다음 달 초 현장 정밀조사를 통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로 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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