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대 거부한 윤 대통령, 한동훈 빼고 여당 원내지도부와 만찬
불편한 당정관계 속 여러 해석. 대통령실 "국감 앞둔 연례 행사"
친한계 '김건희 여사 직접 대국민 사과해야' 공개적 입장표명
윤석열 대통령이 2일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를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한다.
만찬에는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상훈 정책위의장,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등과 여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이 전했다.
지난달 24일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 직전 한동훈 대표와의 독대 여부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은 이후 '독대 재요청'에도 응답하지 않은 윤 대통령이 이번에는 한 대표를 제외한 원내 지도부 인사들과 따로 만나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만찬에 대해 “매년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대통령이 여당 원내 지도부 및 관계자들을 불러 격려하는 차원에서 해온 연례행사”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윤 대통령과 독대를 계속 공개적으로 요청해온 한 대표는 애초부터 참석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친한(친한동훈)계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만찬 시점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를 앞둔 것도 묘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원내지도부를 상대로 직접 '표 단속'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일 “오는 7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격려 차원에서 만나는 것”이라며 “매년 해왔던 것이고 정기국회를 앞두고 오래전 결정됐다”고 밝혔다.
반면, 친한계는 당정 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에서 이번 만찬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1일 KBS 라디오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때 대통령께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나”라며 “이제 당사자만 남은 것이고, 진솔한 사과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지금처럼 대통령실의 관계자가 입장을 표명하는 게 아니라 (김 여사가) 직접 표명하실 필요가 있다. 시기는 이런저런 것들을 고려할 수도 있겠지만 빠를수록 좋다”고 전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