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10월 악몽?…정어리떼 출몰에 창원시 긴장
마산만서 폐사체 210kg 수거
선박 운항해 정어리 분산 작업
올초부터 사전 어획 약 3000t
“모든 조치 가동 불편 줄이겠다”
올해도 경남 창원 앞바다에 정어리떼가 나타나 ‘10월의 악몽’이 재현될 조짐이다. 행정당국은 해마다 반복되는 정어리 집단 폐사로 인한 악취 등 시민 불편이 예상되자 선제 대응에 고삐를 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는 지난 11일부터 3·15해양누리공원 앞 마산만 일대에서 정어리떼가 출몰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해당 사실을 확인한 구청은 정어리떼 분산을 위해 선박 3척을 마산 앞바다에서 운항하도록 조치했다. 정어리는 산소를 많이 소비하는 어종으로, 무리 지어 다닐 시 산소부족으로 폐사하곤 한다. 선박 운항을 통해 정어리떼를 흐트러뜨리겠다는 것이다.
구청은 이 과정에서 비교적 소량의 정어리 폐사체도 수거했다. 지난 12일 수면 위에 떠오른 정어리 폐사체 150kg, 13일엔 60kg 걷어냈다. 그러면서 신속하고 효과적인 폐사체 수거에 대응코자 작업 선박과 장비를 마산만에 상시 대기 시키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발생 초기 정어리떼 개체 수나 무게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육안으로 봤을 때 3분의 1 수준만 남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창원 앞바다에서 발생하는 정어리 집단 폐사는 2022년부터 시작됐다. 그해 9월 30일부터 10월 29일까지 마산만·진동만 해역 일대에서 정어리 폐사체 226t을, 이듬해 10월 11~18일 사이 마산만 앞바다에서 정어리 폐사체 46t을 수거했다.
정어리떼는 조류를 따라 마산만 등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지며, 이 지역이 빈산소수괴(산소부족 물덩어리)가 많은 반폐쇄성 해역이라 집단 폐사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어리가 집단 폐사하면 미관상 좋지 않은 것은 물론이며 악취까지 발생한다. 마산만은 시내 바로 앞에 있는 바다라 시민 민원이 빗발친다. 게다가 오는 26일부터 3·15해양누리공원에서 마산가고파국화축제까지 열려 ·관할 구청이 비상이다.
이에 구청은 ‘2024년 정어리 집단폐사 재발 대응 대책’을 추진하며 사전 대비에 나섰다. 정어리 발생 동향과 어획량 등을 상시 감시하다가 살아있는 상태의 정어리를 잡아 건제품이나 생사료 등으로 자원화한다는 게 골자다. 실제 올 1월부터 정치망(자리그물) 6개를 동원해 정어리 2935t을 미리 포획하기도 했다.
또 중장기 대책도 세웠다. 2028년까지 마산만 내 오염 퇴적물을 파내겠다는 계획이다. 빈산소수괴는 바다 저층 퇴적물에 있는 미생물이 유기물을 활발히 분해하는 과정에서 용존산소(물과 같은 용액 속에 녹아 있는 산소량)가 소모되면서 나타나 현상으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 퇴적물 준설을 거쳐 바닷속 환경을 바꾸는 게 목적이다.
강창열 마산합포구청장은 “지난 2년간 발생한 ‘10월의 악몽’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중이다”며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통해 집단 폐사를 사전 차단하고 있지만, 불가피하게 폐사가 발생한다면 수립한 대응 매뉴얼을 토대로 즉각적으로 대처해 구민께 불편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전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