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매강’ 김동욱 “코미디 연기, 유쾌한 현장서 힘 많이 얻었어요” [인터뷰]
‘강매강’서 엘리트 형사 역할
매 작품 맞춤옷 입은듯 연기
“코미디 연기 또 도전하고파”
부일영화상 사회 호평 받아
배우 김동욱의 연기에는 신기한 ‘마력’이 있다. 그가 캐릭터 옷을 입는 순간 하나의 장면이 되고, 작품으로 거듭나서 보는 이의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저승에서도 어머니를 걱정하는 군인(영화 ‘신과 함께’)이었다가, 베테랑 기자(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였다가 어느 순간 능글맞은 근로감독관(드라마 ‘특별근로 감독관 조장풍’)으로 속속 변신한다. 작품 속 김동욱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그가 있는 시공간 속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된다.
이번엔 엘리트 강력반 형사다.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 ‘강력하진 않지만 매력적인 강력반’(이하 강매강)에서 새로운 얼굴을 펼쳐낸다.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동욱은 “새로운 장르와 이야기에 대한 갈증을 느끼던 시기에 이 작품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가 연기한 ‘동방유빈’은 이름부터 말투, 뛰는 동작, 행동거지까지 살짝 독특하고 어딘가 헐렁하다. 범죄 수사에 해박한 지식을 보이며 예리하게 사건을 파헤치다가도 권총을 땅에 흘리고 다니는 등 엉뚱한 모습을 종종 보인다. 캐릭터의 덥수룩한 머리카락과 금속 테 안경은 인물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김동욱은 “머리카락을 길러야겠다는 건 제 생각이었다”고 했다. “동방유빈은 일선을 떠나 내근하다가 강력반에 자원해서 반장으로 부임하는 인물이에요. 그런 면에서 전형적인 강력반 형사의 모습과는 약간 다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코미디 장르는 배우들에게 ‘어려운 연기’ 중 하나로 꼽힌다. 적당한 웃음 온도를 맞추기가 쉽지 않아 자칫하면 과하거나 부족하게 보이기 쉬워서다. 김동욱도 이번 작품을 하면서 신중하게 접근했다고 했다. 그는 “서로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야 하는 것 같다”며 “사람마다 웃음 코드가 다르기 때문에 혼자 하면 객관적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미디 장르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매력을 느꼈다”며 “앞으로 더 많이 해보고 싶다”고 했다. “예전에 학교에서 연극할 때 매너리즘에 빠진 적이 있었는데 코미디 작품을 하면서 극복한 기억이 있어요. 그때부터 코미디 장르에 매력을 크게 느꼈죠. 이번에도 현장에서 힘을 많이 얻었어요.”
2004년 영화 ‘순흔’으로 데뷔한 김동욱은 어느덧 연기 생활 20년을 맞았다. 매 작품 진지함과 유려함을 오가며 카멜레온 같은 연기 변신을 계속해 온 그의 ‘열일’은 계속된다. 작년에는 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와 ‘이로운 사기’로 대중을 만났고 올해 ‘강매강’으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이달 열린 2024 부일영화상에선 사회자로 나서 유려한 진행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김동욱은 특유의 신뢰 있는 목소리와 유쾌한 입담으로 시상식 분위기를 더욱 무르익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김동욱은 겸손하다. 그는 “배우로서 연기할 수 있는 그 자체가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많은 좋은 배우들 사이에서 저에게 함께 작품을 하자고 제안해주시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이라는 걸 깨닫고 있다”면서 “오랜 시간 저를 좋아해 주는 팬들에게도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현장에서 ‘컷’ 사인이 난 뒤에 상대 배우와 서로의 눈빛을 바라볼 때가 있어요. 그때 감정의 교류가 느껴지면 벅찬 감정이 느껴지더라고요. 그 순간은 저의 중요한 연기 동력 중 하나예요.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