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끝난 윤·한 회동…‘김 여사 특검법’ 어디로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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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박찬대 “윤 대통령 ‘김건희’ 방탄 의지 굽히지 않아…특검 못 피해”
국힘 추경호, “민주당 사법 시스템 파괴의 종착지는 대통령 탄핵”
그러나 친한계는 윤 대통령 3대 요구안 거부에 “특검법 거부 명분 약해져”
반면 윤 대통령은 회동 직후 추경호 따라 만나 한 대표와 ‘인식 차’ 드러내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전날 ‘빈손 회동’ 논란 이후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전선이 한층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김건희 방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며 특검 공세의 수위를 높였고, 국민의힘은 야당의 특검법 강행은 곧 대통령 탄핵과 직결된다며 총력 저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특검법을 반대할 명분이 약해지고 있다”는 불만이 표출되는 등 여권 내부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윤·한 회동을 두고 “국민의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치는 맹탕 면담이었다”며 한 대표를 향해 “이제 결단해야 한다. 김건희 특검을 거부하면 윤석열 김건희 부부와 같이 죽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론조작, 공천개입, 국정농단 의혹들이 하루가 멀다고 터져 나오는데도 특검을 하지 말자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손바닥에 왕(王)’자를 써도, 제아무리 영험한 주술사를 데려와도 결코 특검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감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검찰의 김 여사 불기소 처분에 반발해 장외 집회를 추진하는 데 대해 “이재명 대표의 1심 판결이 다가오면서 야당의 대통령 탄핵 선동 수위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며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해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무모한 행동을 즉각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검찰총장·서울중앙지검장 탄핵을 추진하는 데 대해서도 “대한민국 행정·사법 시스템을 무너뜨리기 시작한 것이며, 그 종착지는 대통령 탄핵”이라며 “이미 매주 주말마다 서울 도심에서 정권 퇴진 집회를 벌이고 있는 좌파 진영과 손잡고 본격적인 ‘제2 촛불 선동’을 일으키겠다는 심산”이라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 한동훈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특검법과 관련, 지난 4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여당 이탈표 4표를 거론하며 “그동안은 제어가 됐지만, 상황이 악화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선제적 조치를 해야 한다”며 김 여사 관련 ‘대외 활동 중단·대통령실 인적 쇄신·의혹 규명 협조’ 등 3대 요구 사항의 수용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잘 막아왔는데 만약 당 의원들의 생각이 바뀌어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한다면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회동 직후 친윤(친윤석열)계인 추 원내대표를 따로 불러 만찬을 가졌다. 당내에서는 윤 대통령이 특검법 대처 등 원내 문제는 ‘원외’인 한 대표가 아니라 추 원내대표에게 달린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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