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MoCA, 오늘 만나는 미술] MZ에게 전하는 '한(恨)'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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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팀 '해심서 解心書 전하지 못했던 말들을'

서소팀 '해심서 解心書 전하지 못했던 말들을' 작품 이미지.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서소팀 '해심서 解心書 전하지 못했던 말들을' 작품 이미지.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놀랄 만큼의 획기적으로 진화된 기술의 커뮤니케이션이 우리 실제 생활의 일부분이 된 지 오래지만, 서로에게 진정한 의미의 위안과 위로, 그리고 따듯한 관심이 여전히 너무 귀하거나 더 소중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품 ‘해심서 解心書 전하지 못했던 말들을’(2024)은 이러한 최신 기술이 환경을 지배하는 세상에서, 가장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의 주체인 MZ세대를 통해, 가장 인간적이고 따듯한 위로의 방법을 찾아 전해주는 과정을 참여자들과 함께하고자 기획된 프로젝트이다.

우리 내면에 켜켜이 쌓여있는 응어리진 마음에는 따듯한 위안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보여주거나 받아들이면 생길 수 있는 상처에 대한 작은 두려움조차도 우리는 이길 용기가 필요한 세상이다. 때로는 이 마음속의 ‘응어리’를 속 시원히 외치며, 훌훌 털어버리고 싶은 욕구 또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이러한 응어리를 물처럼 흘려보낼 수 있다면, 가식적이거나 가시 돋친 말 따위에 긁히는 상처 없이 잔잔히 씻어 흘려 버리는, 그래서 그 응어리가 흘러 모여 바다와 같은 세상 모든 것이 닿는 곳으로 모일 수 있다면 얼마나 큰 공감과 위안이 될 수 있을까. 프로젝트는 여기서 시작된다.

‘해심서’ 프로젝트는 인터렉티브 설치 작품으로, 부산현대미술관에서 개최한 ‘2024 부산모카 플랫폼’ 공모를 통해 최종 선발된 작품 중 하나이다. 참여하는 관람객은 녹는 편지지에 마음속 꺼낼 수 없었던 이야기를 편지로 적어 세상에 흘려보내는 제의의 장소를 직접 경험하게 된다. 편지지가 단상에 마련된 수조 속에 띄워지면, 물속에서 녹아내리며 가야금 연주와 현대무용가의 퍼포먼스가 마치 아름다운 살풀이를 구현하듯 눈앞에 펼쳐지게 된다.

작품 ‘해심서 解心書 전하지 못했던 말들을’은 부산현대미술관이 올해 11월에 개막하는 연례전 ‘2024 부산모카 플랫폼 미안해요 데이브 유감이지만 난 그럴 수 없어요’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전시는 ‘불확실한’ 창조 혹은 ‘완벽한’ 오류, 인공지능 예술의 감정적 교감에 대한 우리의 이중적 직관과 환기를 통해 기술 융합 현대미술 범주화 흐름에 대한 동시대적 담론과 조망을 다루며, 기계적 예측성과 인간적 감수성 그사이의 관람자적 시선과 경험을 새롭게 제시한다.

서소팀은 총괄 기획에 노현지, 인터렉션 디자인에 권민아, 무용에 김영란, 영상디자인에 이민희, 음악에 이슬기, VR에 조현재, 프로그래밍에 허준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다학제 협업 프로젝트 그룹이다. 각 담당 분야별 전문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도와 탐구를 보여주는 프로젝트를 제안하며 이번 ‘2024 부산모카 플랫폼’ 공모전 부문 최종 파이널 전시 참여팀(총 4개팀)으로 선정되었다.

하상민 부산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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