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첫 삽 뜨는 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 차질 없는 추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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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경매 시스템, 운영 주체까지 변화
2028년 부산 핫플레이스 탈바꿈 기대

부산 서구 남부민동 부산공동어시장. 정종회 기자 jjh@ 부산 서구 남부민동 부산공동어시장. 정종회 기자 jjh@

국내 ‘수산업 1번지’ 부산공동어시장이 우여곡절 속 61년 만에 재래식 시설을 철거하고 새롭게 단장한다. 12년이나 지연된 지역의 숙원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이 모든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첫 삽을 뜨게 된 것이다. 30일부터 유류탱크 부지를 포함한 1만 6735㎡가 1단계로 철거되는 등 착공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부산시는 철거 공사가 끝나는 내년 3월부터 국·시비 2361억 원을 투입해 2028년까지 지하 1층~지상 5층 새 어시장을 건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수산물 유통 중심지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한다.

1963년 부산항 1부두에 부산종합어시장으로 문을 연 뒤 1973년 지금의 부산 서구 남부민동으로 옮겨온 부산공동어시장은 국내 고등어 유통의 80%, 국내 수산물 위판의 약 30%를 책임진 국내 최대 산지 수산물 경매 전문시장이다. 하지만, 낡은 시설과 운영 시스템으로 현대화 요구가 빗발쳤다. 실제로 물고기를 바닥에 쏟거나 비위생적인 나무상자에 담고, 사람이 일일이 생선 크기를 분류하는 과거 위판 방식을 고수하면서 경쟁력은 물론이고, 부산 수산업 이미지까지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현대화 사업으로 낡은 건물뿐만 아니라 관리·운영 주체, 위판 장비 등 모든 것이 다 바뀌면서 국민에게 안전하고 신선한 수산물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는 시설 선진화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 수산 메카’ 부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어시장이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위판 및 구매에 참여하고, 부산의 수산 및 생선 요리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지역 체험·관광 명소로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한, 부산 남항을 끼고 있는 자갈치시장~부산공동어시장~남부민방파제 일대 해안이 천혜의 친수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정교한 개발 계획과 실행이 필요하다. 향후 낙후된 원도심 활성화, 수산업 및 도심해안관광벨트 조성 등의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에서 ‘대한민국 수산 1번지’라는 명성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부산 남항이 가진 수산 문화 정체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살아있는 생선처럼 펄떡이는 사람과 삶의 문화를 보존하고, 키워나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선을 손수 분류했던 ‘부녀반’, 목재 어(魚)상자, ‘수지식 경매’ 등 유·무형의 역사와 사람 등 유산을 기록하고 남겨 놓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는 부산의 브랜드 가치와 직결된다. 그들이 흘린 땀의 기억이 잊히지 않기를 바란다. 2028년 새 부산공동어시장이 위용을 드러낸다. 설계 변경, 대체 부지 확보 등 이견이 있는 만큼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부산시와 5개 수협, 지자체 등 이해 당사자들은 이번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합심해야 할 것이다. 부산공동어시장이 부산의 핫플레이스로 탈바꿈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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