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군 파병 이어 ICBM 도발, 안보에 초당적 대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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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가능성도, 한반도 안보 위협 고조
정확한 정세 분석·엄정한 대응 태세 필요

북한이 동해상으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31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서 F-16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동해상으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31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서 F-16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31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는데 고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ICBM 발사는 올해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18일 화성-18형을 쏜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이어 ICBM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도발에 강력 대응하고 어떠한 기습 도발도 획책할 수 없도록 빈틈없이 대비하라고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지시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미 백악관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의 ICBM 시험발사를 강력 규탄했다.

북한의 ICBM 도발은 닷새 앞둔 미국 대선과 북한군 러시아 파병, 그리고 이날 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 등을 두루 염두에 둔 대응으로 분석된다. 국제 정세가 격변하는 상황에서 존재감 부각과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대기권 진입 기술 검증을 위한 정상 각도 발사 대신 기존 고각 발사로 수위를 조절한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북한의 ICBM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이고 국제사회 평화를 해치는 도발 행위고 유엔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강력히 규탄해야 마땅하다. 주민 고통은 외면한 채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매달리는 북한 정권의 행태를 이해하기도 어렵다.

문제는 이 같은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이 한반도 안보 불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최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미 대선을 전후해 북한의 풍계리 3번 갱도를 이용한 핵실험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다. 북한이 핵실험과 ICBM 발사로 핵무기 고도화 및 장거리 타격 능력을 입증하면 미국도 전략자산 전개 등 무력시위를 강화할 개연성이 높고 이는 한반도 긴장 고조로 이어질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우크라이나전에 북한군이 깊이 개입될 경우 북미 간 직접 충돌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푸틴이 파병의 대가로 핵 추진 잠수함이나 ICBM 재진입 기술을 북한에 넘겨주는 시나리오도 우리로서는 간과할 수 없는 안보 위협이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고조되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철저한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할 시기다. 섣부르게 행동을 앞세우기보다 정확한 정세 분석과 우리 안보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신중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안보 상황이 엄중한 시기일수록 여야를 떠난 초당적 대처가 중요하다. 최근 북한군 파병을 놓고 대통령실과 국방부, 야당이 벌이는 공방이 위태롭기 짝이 없는 이유다. 정부가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고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것이 당연히 우선해야 할 일이다. 야당도 안보를 정쟁으로 삼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 한반도 전쟁 이야기까지 나오는 엄중한 시기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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