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슈퍼·잡화점·편의점 판매, 8분기째 감소세
통계청 3분기 소매판매 분석
내구재·비내구재 골고루 감소
백화점, 전년보다 1.6% 줄어
소비 관련 서비스 생산도 주춤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내수 소비가 확대돼야 하지만, 상품소비는 여전히 부진하고 내수와 관련된 서비스 생산 역시 회복세가 주춤하고 있다. 부산도 3분기 백화점과 대형마트, 일반슈퍼·편의점 등 판매액이 지난해 3분기보다 1.6~5.7% 감소했다.
정부는 내수가 곧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지만 승용차·가전제품 등 소비가 활발하지 않고 음식·숙박업이 부진한 모습이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매판매는 지난해 3분기보다 1.9% 감소(이하 모두 전년동기 대비)했다. 2022년 2분기부터 꺾이기 시작해 10개 분기째 줄었다. 이는 199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긴 기간 감소 흐름이다.
소비 감소는 내구재와 준내구재, 비내구재에서 고루 나타났다. 1년 이상 쓸 수 있고 고가 상품인 내구재 판매는 2022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작년 2분기를 제외하고 매분기 줄었다. 특히 승용차는 올들어 1분기(-8.4%)와 2분기(-13.2%)에 큰 폭으로 감소했고, 3분기(-1.4%)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대형 전기차 화재사고가 나면서 판매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가전제품도 2022년 2분기부터 올해 3분기(-3.3%)까지 10개 분기째 내림세다. 코로나19 시기에 가전제품 수요가 크게 늘었다가 아직 제품 교체 주기를 맞지 않아 판매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의복 등 준내구재는 4.7%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6개 분기째 마이너스다. 옷 가격 상승과 기후변화로 인한 봄·가을 옷 수요 감소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비내구재는 음식료품 등 소비가 부진해 9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이는 역대 최장기간 감소세다.
17개 시도별로 보면 부산은 3분기 백화점 판매가 1년 전보다 1.6% 감소했고 대형마트는 5.7%나 줄었다. 슈퍼마켓·잡화점·편의점도 4.4% 줄었다. 특히 슈퍼마켓·잡화점·편의점은 일반 자영업자가 진출해 있는 분야인데 부산에서는 8개 분기째 감소세다.
백화점 판매는 전국 8개 지역에서 2분기째 모두 줄었다. 3분기 대형마트 역시 17개 시도 중 세종·인천을 제외하고 모두 감소했다.
이와 함께 서비스 소비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업 생산은 3분기에 1.0% 증가했지만 이는 14개분기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서비스 소비는 도소매소업, 음식·숙박업 등을 말하는데 이들 업종은 6개 분기째 감소세다.
9월 고속도로 통행량은 1년 전보다 0.8% 증가에 그쳤다. 7월(3.0%)과 8월(3.3%)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축소됐다. 고속도로 통행량은 지역경기와도 연관이 있다.
그런데 최근 한국은행은 3분기 민간소비는 2분기와 비교하면 0.5%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상목 부총리도 이를 근거로 “3분기 내수는 반등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3분기 민간소비가 증가한 것은 2분기 마이너스에 대한 기저효과 측면이 있다”며 “소비가 좋았다는 해석은 당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 실장은 “내수나 소비가 회복으로 보기는 어려운 지표가 여전히 많다”며 “앞으로의 전망에서도 상방 요인보다는 하방 요인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