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표심 구애 해리스 vs 대선 불복 채비 트럼프
해리스 “한국 어머니 희생 각별”
트럼프, 4년 전과 유사한 전략
미국 대선을 사흘 앞두고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확연한 전략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보내온 특별기고에서 한국에 대한 각별한 친밀감을 표했다. 그는 기고 첫머리에서부터 “많은 한국 어머니들처럼 제 어머니도 우리 가족에게 가능한 한 최고의 삶을 주기 위해 희생하셨다”고 적으면서 한국의 전통적인 어머니상이 2009년 작고한 모친 샤멀라 고팔란 여사의 삶과 부합한다고 했다.
그는 대선 캠페인 내내 자신이 7살 때 부모가 이혼한 뒤 고팔란 여사 밑에서 넉넉지 않게 살아온 과거를 회상하면서 서민, 즉 중산층 보호를 주요 공약의 하나로 내걸었는데,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자신의 어머니를 한국의 어머니와 비슷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게 제가 재미 한인들의 용기와 꿋꿋함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존경하는 이유”라면서 미국 내 한인들이 슈퍼마켓이나 세탁소, 식당을 운영하면서 힘겹게 미국 사회에 정착해온 점을 거론했다.
한국 재외동포청 홈페이지의 재외동포 현황에 따르면 미국 대선 투표권을 지닌 한인 미국 시민권자는 152만 3823명이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선에서도 대선 불복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이미 각종 유세 등을 통해 자신이 압도적 승리를 향해 가고 있으며 민주당이 여러 사기를 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대선에 패배할 경우 지지자들을 재차 대선 불복의 한복판으로 이끌기 위한 사전 작업에 한창이다.
2020년 11월 4일(현지시간) 새벽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대동하고 백악관 연단에 섰다. 전날 대선 투표로 미국 전역에서 개표가 한창이었고 당선자 윤곽도 나오지 않은 시점이었다. 트럼프는 사실상 대선 승리를 선언했고 극성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이날의 기습 승리선언은의 본격적 시발점이 됐고 결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되던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로 몰려가 난동을 부리는 충격적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다만 현지 언론은 이런 트럼프 전 대통령 전략을 두고 4년 전과 유사성도 많지만 중대한 차이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단 선거관리당국은 조기승리선언이라는 극히 이례적인 수법에 적잖게 당황했던 4년 전과는 달리 당시를 반면교사 삼아 재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만반의 대비책을 마련했다. 의회에서는 내년 1월 6일 의회에서 이뤄지는 대선 결과 최종 확정을 쉽게 저지할 수 없도록 하는 ‘선거개표개혁법’을 마련했다. 이은철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