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위해 싸운 태국 참전용사, 유엔기념공원 첫 안장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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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국적 참전용사 ‘롯 아싸나판’
1952~1953년 6·25전쟁 참전

태국 국적 참전용사 고(故) ‘롯 아싸나판’ 참전 용사의 생전 모습.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 제공 태국 국적 참전용사 고(故) ‘롯 아싸나판’ 참전 용사의 생전 모습.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 제공

6·25전쟁에 1년 동안 참전해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운 태국 국적 용사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다. 태국 참전용사가 부산유엔기념공원에서 영면에 들어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는 오는 11일 낮 12시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전용사 묘역에서 태국 참전용사 고(故) ‘롯 아싸나판’ 씨 안장식이 열린다고 8일 밝혔다.

아싸나판 씨는 1922년 8월 14일 태어나 2023년 6월 14일 100세 나이로 숨을 거뒀다. 그는 1952년 11월 ‘리틀 타이거’ 부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고, 1953년 10월까지 한국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복무했다. 태국 정부는 공로를 인정해 그에게 ‘빅토리 메달’을 수여하기도 했다.

아싸나판 씨는 지난해 한국 국가보훈부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방문했고, 유엔기념공원 참전 용사 묘역에 안장되기를 희망했다. 태국 국적 참전 용사가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족들은 아싸나판 씨가 규율과 정직함, 그리고 정의로움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고 그리워했다. 근처 학교에 다니는 어려운 아이들의 점심값을 내주거나 학교에 돈을 기부하는 등 선행을 실천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 서정인 처장은 “전 아세안 대사로서 태국 롯 아싸나판 참전용사 유해가 이곳에 안장되는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유가족들께서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최고의 예우로 보살피겠다”고 밝혔다.

안장식에는 고인의 딸과 손녀, 국가보훈부 강정애 장관 등이 참석한다. 아싸나판 참전용사가 안장되면 유엔기념공원엔 총 14개국에서 온 참전용사 2330명이 잠들게 된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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